뉴질랜드 호주 인도네시아 등 아 · 태 3개국을 순방중인 이명박 대통령이 뉴질랜드에 이어 호주와 FTA(자유무역협정) 협상개시를 선언했다. 이들 국가와 FTA가 체결되면 남태평양 지역으로 FTA가 확대돼 무역규모가 더욱 늘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적지 않다.

그동안 뉴질랜드 호주 등의 경우 지리적 고립성, 농업부문의 민감성 등 여러가지 이유로 FTA 추진대상국으로서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무역확대 효과는 물론 에너지 · 자원 · 환경 분야 협력, 외국인투자 촉진효과 등의 측면에서 그 경제적 중요성이 훨씬 커졌다. 재계가 이들 국가와의 조속한 FTA 체결을 촉구(促求)하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걱정하는 농업의 경우에도 정부가 경쟁력 제고방안을 마련한다면 오히려 농업개혁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는 측면도 있다. 어떻게 보면 FTA를 통해 다양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번 뉴질랜드 호주와의 FTA 협상개시도 그렇지만 우리나라는 지금 FTA 확대를 위해 전방위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안될 때다. 4개월 연속 수출이 감소하고 있는 데서 알 수 있듯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 시장의 침체가 가속화하면서 이들 지역에 대한 수출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데다, 대중국 수출마저 크게 흔들리면서 수출다변화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각국이 입으로는 보호무역을 안하겠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알게 모르게 무역장벽을 높이고 있는 상황이고 보면 더욱 그렇다.

한마디로 지금으로서는 FTA가 점점 악화되고 있는 무역환경을 타개(打開)하면서 우리 경제가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나 다름없다. 주요 수출국인 거대 경제권과의 FTA는 그것대로 착실히 진행할 필요가 있다. 미국 새 행정부가 한 · 미 FTA 추가협상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지만 우리는 우리의 일정대로 일단 비준을 하고 보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고, 한 · EU FTA협상도 서둘러 타결짓는 것이 좋다. 그런 한편으로 호주 뉴질랜드 등 다른 국가들과 FTA를 확대해 나간다면 수출회복과 함께 위기 이후 강력한 반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