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고(円高) 영향으로 일본차 판매가 주춤한 사이 독일차들이 나란히 판매 1~4위에 올라 수입차 시장의 판도가 뒤바뀔 조짐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는 2월 국내 수입차 등록 현황을 집계한 결과 독일 BMW가 606대로 2008년 이후 거의 매달 수위를 지켜온 대중 수입차의 대명사 혼다를 큰 차이로 밀어내고 1위에 올랐다고 4일 발표했다. 이어 신차 효과를 본 아우디가 495대로 2위를 차지했고 메르세데스-벤츠(487대)와 폭스바겐(466대)이 각각 3위와 4위에 올라 독일차들이 선두권을 싹쓸이했다.

반면 혼다 등 일본차들은 엔고로 고전하는 추세다. 혼다는 지난달 판매량이 228대에 그쳐 지난해 1월 824대의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도요타 렉서스(283대)와 미국 크라이슬러(236대)에도 뒤진 7위로 밀렸다.

수입차 시장의 판도변화는 일본 대중차 메이커들이 엔화 강세로 팔 수록 손해가 발생하자 물량을 줄이고 가격을 인상하고 있는 반면 벤츠 BMW 아우디 등 독일차들은 수요층이 꾸준한 데다 올 들어 신차를 잇달아 내놓으며 마케팅을 확대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베스트셀링카 모델에서도 독일차들이 지난달 나란히 1~3위에 올랐다. BMW 528이 241대로 수위였고 아우디 뉴A4가 192대로 2위,폭스바겐 골프가 157대로 3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초 출시 후 줄곧 선두를 놓치지 않았던 혼다 어코드 3.5는 월간 판매량 베스트 10에도 끼지 못했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