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기회는 조만간 온다. 단, 주가가 한 단계 더 하락한 후에...대신증권 - 투자의견 : Neutral (중립, 유지) * 은행주 긍정론의 전제 조건 네 가지 은행 주가가 바닥이라는 긍정론을 갖기 위해서는 다음 네 가지의 전제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고 판단한다. 첫째, 주가가 충분히 하락해 가격메리트를 수반해야 하고 둘째, 기업 구조조정 확산으로 향후 대손비용에 대한 추정이 어느 정도 가시화되면서 불확실성이 완화되어야 하며 셋째, 마진 하락이 멈추면서 수익성의 원천이라 할 수 있는 핵심이익력이 더 이상 악화되지 않아야 하고 넷째, 전세계적인 금융 불안이 누그러져 대규모 손실 발생은 불가피하지만 적어도 글로벌 금융시스템이 붕괴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투자자들의 마음속에 내재되어야 가능할 것이다. * 은행주 저점은 PBR 0.4배, 저점 시기는 5~6월 예상 최근 은행 주가가 다시 PBR 0.5배 수준까지 하락했지만 현 은행의 내재가치를 감안하면 충분히 저평가되어 있다고 판단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은행주 긍정론을 갖기 위한 상기의 전제 조건들이 올해 5~6월을 기점으로 발생하고 은행주 저점은 PBR 0.4배 수준에서 형성될 것으로 예상한다. 현 주가에서 약 20% 정도의 추가 하락을 예상하고 있는 셈이다. 만약 우리의 시나리오대로 향후 상황이 전개될 경우 그 시점에서 은행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을 상향 조정할 생각이다. * 은행주 저점 왜 PBR 0.4배인가? 은행주 저점이 왜 PBR 0.4배인가에 대한 논리정연한 근거는 없다. 다만 과거 IMF 시기 은행주는 trailing 기준으로 PBR 0.25배 수준까지 하락했는데 그 시기에 은행 대손비용률은 총자산대비 1.9%, 총대출대비 3.7%까지 상승했다. 1998년 경제성장률은 한 때 -8%까지 하락했다. 지금의 경기 위축은 글로벌 경기 침체에서 비롯된 것으로 현 경제여건이 몇몇 이머징 마켓의 위기에 국한되었던 그 당시보다 더 어렵다고 볼 수도 있다. 다만 한국 은행의 자본력과 시스템이 그 시기보다는 현저히 개선되었으며 학습효과로 인해 위기에 대응하는 감독당국의 능력이 개선되고 사전적인 조치들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은행 부실화로 인한 대손비용률이 IMF 당시 수준을 상회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런 가정하에서는 은행 PBR이 0.3배를 하회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마진 하락과 대손비용 증가는 피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가계와 기업대출 중 CD에 연동되는 대출 비중이 약 61.9%에 달해 대출금리는 시장금리 하락으로 계속 하락하는 반면 조달 상황은 여전히 우호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2009년 중 당사 유니버스 은행의 마진 하락 폭은 45~50bp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경기 침체와 환율 상승으로 경기민감업종 뿐만 아니라 제조업체의 연체율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고 신용카드 연체율도 증가 추세이다. 우리는 2009년과 2010년의 은행 ROE는 약 4.5% 내외에 그칠 것으로 전망한다. 기업 구조조정이 확산될 경우 대손비용 상승에 대한 우려는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은행 ROE가 4.5% 내외 수준이라면 자기자본비용 11%를 가정시 이론적으로 PBR은 0.4배까지 하락 가능하다. 물론 4% ROE가 영구히 지속되지는 않겠지만 주가는 0.4배 수준에서 바닥을 다질 개연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 5~6월을 저점 시기로 보는 이유 우리가 5~6월을 은행주 저점 시기로 보는 이유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그 시기에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우 3월 중 2차 건설, 조선사 구조조정에 이어 4월 중 44개 대기업 재무구조 평가 실시를 통해 옥석가리기를 진행할 것으로 추정된다. 부실 여부에 따라 단기적으로 주가는 크게 출렁거릴 수 있지만 결국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은행들의 스트레스 테스트도 4월말까지 진행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미국 시티은행 국유화 소식에 대한 기대와 실망으로 주가가 급등락하기도 했지만 이는 단기적인 현상으로 궁극적으로는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다만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가 알려지면 불확실성은 일부 제거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하면 4월까지는 은행주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 은행 자본확충펀드 출범의 의미 국내 14개 은행이 자본확충펀드 신청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은행 자본확충펀드 출범은 지난 2009년도 금융위원회의 대통령 업무보고 내용을 실행하는 측면이라고 볼 수 있지만 한편 정부가 의도하고 있는 기업 구조조정 폭이 예상을 크게 상회할 수도 있다는 점을 암시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이미 4분기 중 정부의 자본확충 권고로 각 은행이 자체적인 자본확충 방안을 마련해 약 11.4조원의 자본 확충이 이루어졌고 이로 인해 2008년말 현재 대신증권 유니버스 은행의 BIS 비율은 12.5% 수준까지 상승했다. 이 정도 수준이라면 올해 대손비용이 약 22조원(총자산 대비 1.9%)까지 증가해 대손비용률이 IMF 당시만큼 높아진다고 하더라도 은행 평균 BIS 비율은 약 10.8%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행 자본확충펀드를 시행하는 배경은 두가지 이유로 유추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광범위한 기업 구조조정 실시에 따라 자본비율이 큰 폭 하락할 것을 염려해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던지 아님 기업에 대한 자금지원 능력 제고라는 은행의 역할을 확대하기 위해서이다. 이 중 어떤 이유라고 하더라도 은행 주주에게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 2009년 순이자마진 하락 폭은 45~50bp에 달할 듯 우리는 12월 이후 본격적으로 하락한 CD금리로 인해 올해 은행 순이자마진은 약 40bp 이상 하락할 것으로 추정해 왔다. 그러나 지난 2월 정책금리가 0.5% 추가 인하되면서 마진 압박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CD금리는 하락한 반면 최근 은행채 금리가 다시 상승세로 반전하면서 은행채와 CD간 스프레드는 2000년 이후 최고치인 290bp까지 벌어졌다. 마진 압박이 쉽게 완화되기 어렵다고 판단된다. 이러한 점은 예금은행 가중평균금리 동향에서도 확인된다. 잔액기준 예대금리차가 2008년 11월 2.89%를 기록한 후 2009년 1월에는 2.4%로 2개월 동안 약 49bp나 하락했다. 예대금리차 하락은 상반기 내내 지속될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는 마진 하락이 1, 2분기 중 50~60bp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3, 4분기에 소폭 상승해 2009년 중 약 45~50bp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