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방에 감초'라면 약국엔 아스피린이다.

오래된 약은 신약에 밀리기 일쑤지만 아스피린은 시간이 지나면서 더 빛을 발하고 있는 약이기도 하다.

3일 바이엘헬스케어에 따르면 지난 1899년 3월 처음 상품화 된 아스피린은 올해로 110살이 됐다.

처음 해열진통제로 개발된 이 약은 현재 심혈관질환 예방 효능이 추가되면서 약물로서 가치가 한층 높아졌다.

◇진통과 해열에 염증억제까지 = 아스피린의 역사는 1897년 독일 기업 바이엘에 근무하던 화학자인 호프만 (Felix Hoffmann)이 순수하고 안정된 형태의 아세틸살리실산을 생산하는 데서 출발했다.

예로부터 열을 내리고 통증을 없애는 데 버드나무껍질 추출성분인 살리실산이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었으나 위장장애가 너무 심해 실용화되지 못했다.

이 살리실산을 아세틸염으로 만든 것이 바로 아세틸살리실산 즉 아스피린이다.

'아세틸살리실산 500㎎'은 1899년부터 '아스피린'이라는 이름으로 상품화된 이래 오래 동안 해열·진통, 소염을 위한 가정상비약으로 애용돼왔다.

해열진통제 아스피린은 열을 내리고 두통을 없애줄 뿐 아니라 염증을 없애 주기 때문에 퇴행성관절염 등에도 쓰인다.

또 근육통을 없애는 효과도 있어서 몸살약으로도 유용하다.

반면 두통약으로 인기 있는 '타이레놀'(성분명: 아세트아미노펜)은 염증을 가라앉히는 효능은 없다.

효능의 다양성으로 보자면 아스피린이 우위에 있다.

아스피린에도 단점은 있다.

타이레놀에 비해 위장장애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또 영유아 때는 아주 드물게 라이증후군을 일으킬 위험도 있다.

그러나 아스피린은 아세트아미노펜과 달리 간독성 우려는 거의 없다.

이처럼 다재다능하고 안전한 아스피린의 특성 탓인지 해외에서는 해열진통제로도 인기가 많다.

바이엘헬스케어에 따르면 전세계로는 '해열진통제 아스피린'의 매출이 '심혈관질환 예방약 아스피린'의 매출보다 더 많다.

◇뇌졸중, 심근경색 예방효과 입증 = 최근에 아스피린은 심혈관계 예방효과를 입증하면서 약물로 가치가 한층 더 커졌다.

아스피린은 대규모, 장기간 임상시험에서 심근경색과 뇌졸중 등 심혈관질환을 예방하는 효과를 입증했다.

바이엘헬스케어에 따르면 혈압약이나 혈당강하제 같은 치료약을 제외하고 일반인에서 심혈관질환 예방효과를 입증한 약물은 아스피린 외에는 찾기 어렵다.

아스피린은 염증을 예방하는 작용기전으로 인체의 혈전을 예방하는데 이 혈전예방효과가 심혈관질환을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1988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뇌경색 재발방지를 위해 규칙적인 아스피린 복용을 제안했으며 1997년에는 미국심장협회(AHA)에서 심혈관질환의 예방제로 아스피린을 권고한 데 이어 2003년에 세계보건기구(WHO)가 아스피린을 '필수약물 리스트'에 포함시켰다.

지난해에는 미국의사협회(AMA)에서도 심혈관질환 및 뇌졸중 예방을 위해 저용량 아스피린 복용을 권고했다.

해열진통 작용을 나타내는 아스피린의 용량이 500㎎인 반면 심혈관질환 예방 목적으로 쓰이는 아스피린은 그 5분의 1인 100㎎을 매일 복용한다.

국내에서는 100㎎ 제품인 '아스피린 프로텍트'의 매출이 바이엘헬스케어 한국법인의 아스피린 매출액의 90%를 넘는다.

심혈관질환 예방약으로 아스피린의 인지도를 나타내는 통계다.

국내에서 가장 잘 팔리는 아스피린100㎎은 '아스피린 프로텍트'이며 다음이 보령제약의 '아스트릭스 캡슐'이다.

◇심포지엄과 건강강좌 등 110주년 행사 개최 = 바이엘헬스케어는 아스피린 탄생 110주년을 맞이해 오는 6월 한국에서 국내외 석학들이 참석하는 아시아태평양 심혈관위험관리 심포지엄을 개최할 예정이다.

일반인 대상 행사로는 기차여행을 하면서 심혈관질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심혈관 튼튼 기차여행'이 진행된다.

이밖에 바이엘아스피린 홈페이지에서는 심혈관질환 발병가능성을 자가진단 질문리스트를 통해 알아볼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tr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