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바나나.파인애플 등 수입과일 폭등
제철과일 딸기도 수확량 감소로 비싸져


요즘 서민들이 만만하게 먹을 만한 과일이 마땅치 않다.

배.사과 등 지난해 가을에 수확했던 국산 과일은 저장량이 소진돼가고, 이를 대체하는 바나나, 오렌지, 키위 등 수입과일은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제철 과일인 딸기도 수확량 감소로 가격이 크게 올랐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오렌지, 바나나, 파인애플, 키위 등 수입 과일 값은 30~100%까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2월 이마트에서 오렌지는 1개당 800원으로 지난해 400원에서 100%나 올랐고, 바나나도 100g당 170원에서 240원으로 30%나 비싸졌다.

파인애플도 역시 지난해보다 배나 비싸게 팔리고 있다.

수입과일 값이 비싼 것은 급등하는 환율이 가장 큰 원인이다.

지난해 2월말 원.달러 환율이 939원에서 올해 2월말 1천534원으로 치솟으면서 수입과일 값의 오름세를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수입과일 값이 오르면서 소비자들도 수입과일을 좀처럼 찾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부터 2월 26일까지 이마트에서 오렌지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7.6% 감소했다.

같은 기간 파인애플은 35.1%, 수입키위는 20.5%나 매출 감소세를 보였다.

다만 바나나는 다이어트 식품으로 알려지면서 가격 급등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23.3% 늘었다.

불황으로 지값이 얇아진 소비자들은 수입과일에 비해 상대적으로 값이 싼 국산 과일을 찾는 경향을 보이고 있지만 국산 과일값도 예년에 비해 크게 올랐다.

국산 과일중에서 제철과일인 딸기의 경우 2월말 현재 이마트에서 1㎏에 8천900원 선에 팔리고 있다.

지난해 7천300원에 비해 21.9%나 올랐다.

주산지인 논산, 부여 등 충청도 지역에서 지난달 중순 눈과 비가 오면서 기온이 떨어지고 일조량이 부족한 데다 저온 다습한 환경에 병충해까지 발생해 수확량이 지난해보다 40%나 감소했기 때문이다.

신세계 이마트 한규천 청과 바이어는 "최근 2~3년 동안 수입과일은 소비층이 확대되면서 매년 매출이 10~20% 늘었다"면서 "그러나 올해에는 환율 급등과 불황 등 악재를 만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매출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내 기자 jn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