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미국에서 시작된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는데요, 미국과 동유럽 금융시장 현황과 전망 그리고 국내 경제 영향까지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과 함께 자세하게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미국 정부가 예정됐던 경기부양과 금융안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부실은행 국유화 논란 등으로 금융위기 불안감은 오히려 확산되는 분위기인데요. 근본적인 문제는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근본적으로는 미국 은행들의 부실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습니다. 미국의 주택가격 하락이 계속되고, 또 기업들의 파산 위험이 높아지면서 모기지 관련 부실, 파생상품 부실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까 금융기관들이 부실에 대응해서 대출을 회수하고, 금융을 긴축하면서 이것이 다시 기업 부문의 부실을 늘리고 가계 부문의 부실을 늘리는 악순환이 발생을 하고 있기때문에 이것이 지금 금융불안이 진정이 안되고 확산되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현재 미국 은행 부실자산 현황은 어느 정도인가요? 미국의 은행을 포함한 금융 부실에 대한 추정들이 여러 기관들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추정의 방법, 기준에 따라서 많이 다를수가 있는데, 예를 들어서 적게는 1조 달러, 많게 추정하는데는 6조 달러까지 추정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확한 액수를 찾는 건 어렵겠지만, 더 중요하고 의미가 있는 것은 새롭게 추정을 할 때마다 부실 규모가 늘어나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는거죠. 부실규모가 어떻든 간에 시간이 가면서 추정을 할 때 부실규모가 줄어들어야 이 문제가 해결 국면으로 들어설텐데, 지금으로서는 계속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도 금융불안의 과정은 갈 길이 멀다 이렇게 생각을 해야될 것 같습니다. 오바마 정부가 최근 경기부양과 금융안정책 등을 야심차게 내놓았지만, 미국 증시가 증명을 해줬듯이 시장의 반응은 아직까지 싸늘합니다. 이들의 경제 정책 방향은 어떻게 보시나요? 최근에 오바마 정부가 들어서면서 의욕적으로 여러가지 계획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일단 금융안정책으로써 2조 달러를 조성을 해서 금융안정대책에 활용을 하겠다고 발표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 대책이 발표된 이후에 시장이 상당히 싸늘하게 반응을 했습니다. 그 근본적인 이유는 일단 2조 달러가 좋다고 할 수 있는데 2조 달러를 어떻게 조달할건지 하는 구체적인 청사진 제시를 못했기 때문에 시장에서 신뢰를 얻는데 실패를 했다고 볼 수가 있겠고요, 또 경기부양책으로써 7천800억 달러의 경기부양책을 내놓았습니다. 그런데 이 중에서 일부분은 감세를 통해서 하고, 상당 부분은 재정지출 확대를 통해서 경기부양을 하겠다고 내놨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도 시장에서는 그 규모가 과연 지금과 같은 대공황 이후의 초유의 사태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겠느냐 규모면에서 미진하다는 평가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금융안정책이나 경기부양책이 나와서 실제로 빠른 시간 안에 투입이 된다고 하면 그래도 시장에는 상당히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이것과 더불어서 중요한 관심 사항이 될 수 있는 구조조정 대책, 이것이 표류를 하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는거죠. 예를 들면, 씨티그룹을 비롯한 여러 금융기관들의 국유화 문제 또 GM을 비롯한 자동차 업계들의 구조조정 문제 이런 것들이 계속 갑론을박을 하면서 의사결정을 못하고 지연이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결국 이런 것들이 어떤 형태로든지 의사 결정을 빨리 내려서 신속하게 집행이 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할 경우 시장에 계속 불신을 주고, 그 과정에서 부실이 계속 늘어나는 그런 부작용이 나타날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현재 미국의 정책 대응을 보면 경기부양책이나 금융안정책이나 구조조정이나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시장을 만족시켜주지 못하는 대응이 되고 있기 때문에 시장이 더욱 불안해하고 있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 않냐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전반적인 경기 상황은 매달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는 경제지표만 봐도 심각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가요? 일단 가장 중요한 것이 주택가격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번 사태의 시작이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에서 시작이 됐기 때문에, 주택가격이 초미의 관심사일텐데 가장 최근에 발표된 지표를 보면 여전히 주택가격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이것이 가장 큰 문제가 되겠고, 금융불안이 실물경제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주면서 실물 지표들이 상당히 나빠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실업률이라고 볼 수 있죠. 실업률이 7.6%까지 올라갔습니다. 굉장히 큰 폭으로 올라갔고, 지난해 4분기 미국의 GDP가 연율로 -3.8%로 굉장히 많이 하락했습니다. 예상보다 상당히 많이 하락했는데요, 모든 지표들이 금융지표 뿐만아니라 실물지표까지 생각보다 상당히 빠른 속도로 위축되고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현재로서는 전문가들조차 끝이 어디인지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지만, 대부분 올해 말에서 내년을 회복세에 접어들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언제쯤 경기침체라는 깊은 터널을 벗어날 수 있을까요? 가장 관심이 많은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전체적인 흐름으로 보면, 경기침체는 상반기는 불가피하게 진행이 될 것 같습니다. 상반기까지는 경기침체가 진행이 되다가 하반기에는 완만하게나마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가장 기본적으로 지금까지 미진했던 각국의 경기부양대책이 본격적으로 진행이 되면서 그 부분들이 각국의 성장을 끌어올릴 것으로 판단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성장률이 높아지면서 회복되는 모습을 보일텐데 문제는 그러면 본격적으로 경기가 회복될 것이냐 그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금융불안 양상이 상당히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에 경기부양책에 따른 회복의 정도는 제한적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고, 그런 의미에서 보면 하반기 성장률 반등을 진정한 의미에서의 경기회복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하고 있고, 결국 내년 이후에나 경기회복을 기대해 볼 수 있겠는데 내년 이후에도 금융시장이 안정이 되고 실물 경제가 다소 회복이 된다 하더라도 상당한 부담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렇게 경기가 침체된 것을 막기 위해서 각국이 상당히 무리할 정도로 재정지출을 확대하고 있고, 금리를 내리면서 통화를 풀고 있습니다. 그래서 경기가 조금 진정이 된다고 판단이 되면 아마도 대대적인 긴축 기조로 갈 수밖에 없고, 그러다보면 경기회복이 제대로 되지 않는 그런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우리가 보수적인 자세를 가져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네,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권순욱기자 swkwo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