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 기아자동차가 울산공장 광주공장 등의 일부 생산라인을 멈추고 휴업에 돌입했다. 극심한 수요 부진을 이기지 못해서다. 생산설비 공사 등이 아닌 감산을 목적으로 한 현대 · 기아차의 평일 휴업은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

현대차는 26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투싼을 생산하고 있는 울산 2공장과 5공장의 일부 라인 가동을 중단했다. 2공장 투싼 생산라인은 26일과 27일 이틀간 가동을 중단한다. 주말 특근이 없는 데다 올 3 · 1절이 일요일과 겹쳐 그 다음 날이 휴무라는 점을 감안하면 최장 5일간 생산라인을 멈추는 셈이다. 5공장 투싼 라인은 다음 달 8일까지 휴무에 들어간다.

이번 휴무로 줄어드는 투싼 생산량은 하루 평균 900대(2공장 350대,5공장 550대)이며,주 · 야간 근무조를 합쳐 2700여명이 일을 쉰다.

아산공장도 28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 9일간 3500명의 직원이 휴무에 들어간다. 아산공장에서는 수출과 내수 주력 차종인 쏘나타와 그랜저를 생산하고 있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7일부터 15일까지 9일간 클릭 등을 만드는 울산 1공장에서 휴업을 실시했다. 기아차는 SUV인 스포티지를 생산하는 광주공장의 일부 라인을 25일부터 멈췄다.

현대 · 기아차 관계자는 "그동안 휴업을 피하기 위해 조업시간 단축이나 설 연휴 확대 등으로 대처했지만 한계에 다다랐다"며 "글로벌 경기 침체가 심화되고 있어 추후 휴업기간을 늘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