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다. 옷차림을 가볍게 하고 봄마중 여행을 떠나보자.아이들과 함께라면 전통 생활문화를 엿볼 수 있는 민속마을이 좋겠다. 한국관광공사가 '집성촌 종가집을 찾아서'란 주제 아래 3월에 가볼 만한 네 곳을 추천했다.


◆외암민속마을(충남 아산)=외암민속마을은 '살아있는 민속박물관'이다. 500여년 전에 형성된 마을은 예안 이씨 집성촌이다. 동서로 긴 타원형의 마을에서는 고택 답사와 돌담길 걷기,숙박체험,농촌체험 등을 하며 우리 민족 고유의 정서와 전통을 느껴볼 수 있다. 민박은 5만~17만원이며 농촌체험프로그램으로는 떡메치기,두부만들기,탁본뜨기,솟대만들기,연만들기 등이 있다.

맹사성고택(맹씨행단)도 찾아보자.고려 말 충신이던 최영 장군이 지은 건물로 그의 손자사위인 고불 맹사성의 부친 맹희도가 인수해 대대로 살아온 고택이다. 온양 시내에서 4㎞ 거리에 있는 현충사는 이 충무공의 영정을 모시는 사당.충무공이 1598년 노량해전에서 순국하자 그로부터 108년이 지난 숙종 32년(1706년) 이곳에 사당을 세웠다.

온양민속박물관과 도고면의 아산세계꽃식물원,영인면의 피나클랜드,인주면의 공세리성당에도 들러볼 만하다. 아산시청 문화관광과 (041)540-2565,외암민속마을 관리사무소 (041)540-2654


◆개실마을(경북 고령)=개실마을은 조선 전시의 성리학자로 영남학파의 종조인 점필재 김종직의 후손들이 350년간 살아온 집성촌이다. '꽃이 피는 아름다운 골'이란 지명대로 봄이면 매화 목련 벚꽃이 지천에 핀다. 한옥 기와의 선을 감상하며 정겨운 돌담길을 따라 마을을 산책하다 보면 세월의 흐름을 느낄 수 있는 점필재 종택을 만난다. 서당인 도연재 마루에 앉아 마을 훈장으로부터 전통예절문화를 배울 수 있으며 한과 · 엿 · 두부 · 칼국수 등 전통음식도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새콤달콤한 맛을 자랑하는 쌍림딸기 수확체험과 널뛰기 그네타기 윳놀이 등 전통놀이체험은 아이들이 좋아한다.

주변 관광지로는 대가야 답사 1번지인 지산동고분군이 있다. 고령읍을 감싸고 있는 주산의 남동쪽 능선 위에 200여기의 고분이 있다. 이른 아침 발아래 고령읍 내에 운무가 깔릴 때와 노을이 물들 때가 가장 아름답다. 대가야왕릉전시관은 우리나라 최초의 순장무덤을 실물 크기로 재현해 놓은 전시관이다. 고령읍 쾌빈리의 금곡은 악성 우륵이 제자들과 함께 가야금을 연주한 곳으로 가야금 모양의 우륵기념탑과 우륵박물관이 있다. 개실마을 (054)956-4022


◆녹우당(전남 해남)=해남 연동리에 있는 녹우당은 고산 윤선도(1587~1671)의 고택이다. 500년 수령의 은행나무가 반기는 녹우당은 고택 전체를 상징하지만 사실은 이 집의 사랑채를 말한다. 고산이 수원에 있을 때 효종이 하사한 집이었는데,82세가 되던 해 낙향하면서 뱃길로 옮겨와 다시 지었다고 한다. 녹우당 별당에서 다산 정약용이 태어나고 증손인 공재 윤두서가 학문과 예술을 키웠으며 소치 허유 등 쟁쟁한 문인과 예술가들이 머물거나 교류했다. 한때 99칸에 달했던 녹우당 고택은 지금 55칸만 남아 있다. 고산의 14세 손인 종손 윤형식씨와 종부 김은수씨가 살고 있다.

고택 뒤편의 천연기념물 비자나무숲에서 녹우당이란 당호가 탄생했다. 바람이 불 때 비자나무 잎들이 바람에 부대끼며 내는 소리가 녹색 빗소리 같다고 해서 녹우당(綠雨堂)이란 이름이 붙은 것.비자나무 숲길은 이슬이 마르지 않은 아침 산길이 가장 싱그럽고 마음까지 촉촉해진다. 우항리 공룡화석지와 대흥사도 찾아볼 만하다. 해남군청 문화관광과 (061)530-5229,고산 윤선도 유적지 (061)530-5548


◆소안동 밀양(경남 밀양)=밀양은 안동을 보고 웃을 수 있는 양반의 고장이라고 해서 예로부터 소(笑)안동으로 불렸다. 안동이 퇴계 이황 선생 이후로 비로소 양반고장이 됐다고 한다면,성리학 계보로 볼 때 퇴계의 증조부쯤 되는 점필재 김종직 선생이 후학을 양성하던 곳이니 그럴 만도 하다.

먼저 영남루를 찾아보자.진주 촉석루,평양 부벽루와 함께 국내 3대 누각으로 꼽히는 누각이다. 밀양읍성이 내려다보이는 풍치가 기막히다. 교동의 밀성손씨 집성촌도 빼놓을 수 없다. 99칸의 웅장한 한옥 구조를 자랑하는 밀성손씨 종가집을 볼 수 있다. 지금은 후손이 한식당으로 운영 중이다. 점필재 선생이 후학을 양성하던 예림서원과 그의 생가 후원재도 필수코스다.

국난이 닥칠 때마다 표면에서 땀이 흐른다는 홍제사 경내의 표충비,용왕의 아들을 쫓아왔던 1만마리 물고기가 부처로 변한 용왕의 아들 곁을 떠나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돌로 변했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만어사,템플스테이가 유명한 사명대사의 표충사와 한여름에도 얼음이 언다는 재약산의 천연기념물 얼음골도 유명하다. 밀양시청 문화관광과 (055)359-5642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