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꽃보다 남자'란 드라마가 젊은 시청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자극적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기존에 등장한 적이 없는 새로운 캐릭터와 빠른 전개로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 이미 만화로 선보였던 작품인 데도 다시 인기를 끄는 이유가 궁금했다. 몇몇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드라마에는 또 다른 재미 요소가 있어 계속 보게 되는 중독성이 있다고 했다.

필자도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볼 때면 자연스레 채널을 고정하게 된다. 시청자가 계속 봐주기를 바라는 것은 드라마뿐만이 아니다. 시청자 대신 고객이란 차이만 있을 뿐,우리에게만 시선을 고정해주길 바라는 것은 비즈니스 세계에서도 통용되는 이야기인 것 같다.

온라인 비즈니스에서 필자가 가장 어렵다고 생각한 부분 역시 고객 관계다. 초기에는 보다 많은 고객을 유입하는 것이 중요해 회사 인지도를 높이는 데 힘을 쏟았다. 규모가 커지면서 차별화된 서비스로 기존 고객을 붙잡는 데 데 집중했다. 하지만 사업이 자리를 잡자 또 다른 고민이 생겼다. 아무리 관리를 잘한다고 해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처럼 어쩔 수 없이 빠져나가는 고객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결국 고객을 더 많이 끌어들이고,더 오래 유지하는 것만으로 비즈니스의 반은 성공이란 생각을 하게 됐다.

고객의 시선을 우리에게만 고정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필자의 짧은 경험에 의하면 고객의 '관성'과 '권태'를 어떻게 유지하고 해소하는가에 그 답이 있다. 움직이는 물체는 계속 움직인다는 관성은 물체의 기본 속성인데,온라인쇼핑에서도 고객의 구매 경험이 어느 정도 축적되면 계속 동일 쇼핑몰을 이용하는 특성이 있어 이를 잘 유지시켜야 한다. 또 물체도 마찰이 있으면 정지하듯 고객 역시 이용 과정에서 불편이 생기면 이용을 멈춘다. 따라서 필자는 고객 관계에 있어 이러한 마찰을 최소화해 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마찰을 최소화했다고 고객의 관성이 지속되는 건 아니다. 고객은 심리적 요인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변화 없는 반복 경험에는 권태를 느낀다. 따라서 변화를 통해 신선한 경험을 제공해야 하는데,중요한 것은 변신을 위한 변화가 아니라 더 나은 가치를 바탕으로 한 새로움을 끊임없이 창출할 때 고객이 권태로워 떠나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업계 최초 서비스를 선보이거나 신규 성장 동력을 찾을 때마다 사업을 어떻게 구상했는지,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특별한 방법이 있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그들의 예상과 달리 대단한 전략이나 기술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고객이 관성을 벗어나지 않을까,혹은 권태로움을 느끼지 않을까 고민하고 신경썼던 것이 필자에게는 더 큰 원동력이 됐다. 고객이 멈추지 않고 끝까지 즐겁게 달릴 수 있게 하는 '관성 유지'와 '권태 해소'야말로 우리에게 시선을 고정시킬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노하우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