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들이 불모지나 다름없는 아프리카 시장 개척에 발벗고 나섰다.

코트라와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의 도움으로 24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최대 도시 요하네스버그의 한 호텔에서 수출상담회를 열어 이 나라의 잠재 고객들과 처음으로 대면하는 자리를 가진 것.
다산메디켐, 대한약품공업, 명문제약, 바이오랜드, 아주약품공업, 유유제약, 코아팜, 펜믹스, 하이텍팜, 휴온스 등 10개 중소 제약사가 참여한 이날 수출상담회에서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렸다.

국내 제약업계로서는 최초로 아프리카 시장의 문을 노크하는 자리임에도 불구, 업체당 8∼10건의 상담실적을 기록하며 뜨거운 반응을 확인한 것이다.

유유제약의 경우 남아공 의약품 수입업체 스펙팜을 통해 골다공증 신약 맥스마빌의 수출을 추진하기로 하고 비밀보장계약서(CDA)에 서명을 받은 뒤 제품 상세정보를 제공했다.

권오찬 유유제약 차장은 "남아공의 골다공증 의약품 시장은 연간 6천500만달러 규모에 이른다"면서 "우리 제품이 남아공 시장의 10%만 차지해도 연간 650만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리게 된다"고 기대감을 표출했다.

대한약품공업은 남아공에 2천만달러 규모의 수액제 생산공장을 설립한 뒤 연간 500만달러 규모의 정부 입찰시장에 참여하는 방안을 모색하기로 현지 업체와 상담을 진행됐다.

또 휴온스는 연간 50만달러 규모의 웰빙 의약품 주사제 공급계약 추진키로 했으며, 다산메디켐은 아스피린의 부작용을 경감한 150만달러 규모의 제피형 아스피린을 공급하는 방안을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남아공 의약품 유통업체 애드콕 잉그램의 체탄 간디 이사는 "이번 수출상담회에 참여한 10개 제약사들과 모두 상담을 벌인 결과, 한국 의약품의 우수한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확인했다"면서 "추가 접촉을 통해 의약품 수입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역시 의약품 수입업체 에프오아이의 프랭크 올리판트 사장은 "바이오랜드와 남아공 정부의 에이즈 진단시약 입찰에 참여하는 방안을 협의해 나갈 방침"이라면서 "한국 원화의 평가절하로 한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크게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 수출진흥팀장 김원명 이사는 "이번 수출상담을 통해 아프리카 시장에서 큰 가능성을 확인했다"면서 "내년에 다시 찾아와 세부 협상을 진행해 아프리카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들 제약사는 남아공에 이어 케냐와 이란에도 들러 수출상담을 벌인 뒤 내달 4일 귀국할 예정이다.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권정상 특파원 ju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