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 전략을 어떻게 짜야 할까. 그리고 무슨 메시지를 어떻게 전달해야 할까.

기업들은 효율적인 미디어 홍보,그리고 소비자들과의 원만한 커뮤니케이션을 놓고 끝없이 고민한다. 하지만 속시원한 해답을 얻은 경우는 거의 없다. 때문에 소극적 홍보 전략을 고수하는 기업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모든 소비자가 인터넷을 통해 자신의 의사를 개진할 수 있는 시대가 되면서 한번 부정적인 메시지가 퍼지면 치명타를 입게 된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AT커니는 최근 '홍보-진정성을 담은 목소리로 대화하라' 보고서를 통해 "미디어 환경은 물론 사회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만큼 기업들의 커뮤니케이션 전략과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며 "기업 고유의 목소리를 선제적 · 능동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를 재정리한다.

◆적극적으로 대응하라

요즘 신문을 펼치거나 인터넷 사이트를 방문하면 금융 위기,사회 공헌,노사 문제,최고경영진의 도덕성 문제 등과 같은 민감한 이슈들이 주요 논쟁거리로 올라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소비자들은 이러한 이슈와 관련,특정 기업의 입장을 밝힐 것을 점점 더 자주,그리고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대다수 기업들은 이럴 때 괜히 논쟁에 끼어들기보다 적당히 넘어가기를 원한다. 심지어 자기 회사와 관련된 사안에 대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기도 한다.

얼마전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빅3 자동차 메이커 최고경영자(CEO)들은 구제금융 지원을 위한 상원 청문회에 자가용 비행기를 이용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을 때 이들 회사에선 묵묵부답이었다. 주요 식량원인 옥수수를 바이오 연료로 사용하는 게 옳은지를 놓고 첨예한 논쟁이 벌어졌을 때도 메이저 곡물회사들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AT커니는 그러나 사회적 이슈들은 대중에 대한 영향력을 높이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는 만큼 보다 능동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몇년 전 엑슨모빌은 고유가로 천문학적 수익을 얻은 만큼 이익의 일부를 반환하라는 사회적 요구에 '수요 급증에 맞춰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선 막대한 유전 개발자금이 필요하다'는 논리로 슬기롭게 대처했다고 소개했다.

◆공격이 최선의 방어다

가장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은 회사와 관련된 이슈를 선점하는 것이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어쩔 수 없이 대응하기보다는 회사 이미지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이슈들을 발굴해 사내외 이해관계자들은 물론 소비자에게 앞서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회공헌과 미디어 홍보,내부 커뮤니케이션,대관업무,IR 등의 기능 등을 무차별적으로 담당하는 기존의 조직 형태로는 곤란하다. 모든 것을 잘하라는 것은 대충해도 된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따라서 회사의 핵심 메시지,그리고 지속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메시지가 무엇인지를 명확히 해야 하고 필요하다면 홍보 관련 조직 전체를 재구성해야 한다.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 맞춰 유연성있는 조직 구성도 필수다. 전략적 홍보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담당부서 명칭을 새롭게 정할 수도 있다. 이는 회사 안팎에 변화를 알리는 신호가 될 수 있다.

◆CEO가 일관된 목소리 내야

오늘날 기업의 커뮤니케이션은 과거처럼 신문 방송과 같은 전통적인 미디어뿐 아니라 인터넷 블로그 등 새로운 형태의 미디어까지 광범위하게 상대할 수밖에 없다. 더 복잡해진 만큼 숙련되고 전문적인 인력 풀이 필요하다.

커뮤니케이션 구조가 복잡해졌다 하더라도,기업이 내놓는 메시지는 오히려 더 일관성이 있어야 하고 진정성이 담겨야 한다. 요즘 대중은 모호하거나 어정쩡한 메시지에 그다지 신뢰를 보내지 않는다는 점을 반드시 유념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 커뮤니케이션 총책임자는 CEO를 포함한 모든 경영진과 수시로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직접적인 채널을 유지해야 한다. 미디어 담당,마케팅커뮤니케이션 담당 등 실무 책임자들도 마찬가지다.

CEO가 관심을 갖지 않으면 일관되고 통일된 메시지가 나올 수 없고 이는 장기적으로 기업 신뢰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반드시 CEO와의 충분한 협의를 바탕으로 커뮤니케이션 조직이 하나의 메시지를 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회사 내 다른 조직에서 나오는 목소리도 통일될 수 있다. 소비자 신뢰는 이 같은 분명하고도 진정성이 담긴 메시지를 통해 얻어진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