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제약업체 셀트리온이 풍력주 태웅을 제치고 코스닥 대장주 자리에 오르며 집중 관심을 받고 있다. 셀트리온은 유전자 재조합 기술과 세포배양 기술을 이용해 단백질 의약품 원료를 위탁생산하는 바이오 기업으로 지난해 5월 코스닥기업 오알켐을 통해 우회상장했다. 위탁생산을 통해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가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또 미국과 유럽 등 바이오회사들과 공동으로 직접 치료용 항체를 이용한 신약 개발도 하고 있다.

주가는 지난 18일 상한가인 1만5200원까지 치솟으며 태웅을 제치고 코스닥 시총 1위에 올랐다. 증시 급락기에도 꿋꿋한 흐름을 보이며 지난 20일 기준 시총은 1조5921억원으로 2위 태웅(1조4700억원)을 크게 따돌리고 있다.

셀트리온은 무엇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기준에 부합하는 대규모 생산 시설을 보유했다는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이 회사는 항체의약품 생산 규모 기준 글로벌 3위 생산대행업체(CMO)이며 2012년 2공장이 가동되면 현재의 생산 규모가 세 배로 급증하게 된다.

생산 시설을 토대로 여타 바이오기업들과 달리 양호한 실적을 내고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매출 836억원에 영업이익 307억원을 거둬들였다. 권해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2위 CMO인 론자와 비교해 셀트리온의 영업이익률은 약 10%포인트 이상 높은 수준"이라며 "앞으로 바이오시밀러의 가격은 오리지널 항체의약품 대비 70% 수준으로 책정될 것이 예상되지만 셀트리온은 높은 원가경쟁력을 바탕으로 약 50% 수준에서 가격을 책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미국 FDA 기준에 부합하는 대규모 생산 시설을 보유하기 위해서 최소 4년 이상의 시간과 3000억원 이상의 투자가 필요할 정도로 항체의약품 생산 기술은 높은 진입장벽이 존재한다"며 "현재까지 대규모 설비 투자가 진행 중인 업체는 셀트리온과 론자 외에는 없어 당분간 셀트리온의 강력한 입지가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셀트리온이 항체의약품 시장의 고성장과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폭발적 확대에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며 목표가 1만8000원을 제시했다.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각각 62%,84% 증가한 1352억원,567억원으로 전망했다.

반면 셀트리온의 주가는 시장 대비 고평가돼 있다는 지적도 있다. 배기달 굿모닝신한증권 수석연구원은 "셀트리온이 한 해에 500억원씩 순이익을 낸다고 해도 현재 시가총액으로는 PER가 30배나 된다"고 말했다. 권재현 대우증권 연구원은 "론자에 비해 셀트리온의 주가가 고평가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올해 바이오업체에 대한 기관의 관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대장주인 셀트리온의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