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자들이 새로운 '전철길 옆 오막살이'를 마련할 만한 곳은 어딜까. 신규 노선마다 교통 여건 개선 효과가 다르고 단순히 전철이 개통된다는 것 외에도 지역별로 따져봐야 할 체크사항들이 많다. 전철 개통을 앞두고 이미 집값이나 땅값이 오른 지역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곧 개통 예정인 서울 지하철 9호선 혜택을 입는 한강 남단을 주목하는 가운데 서울 외 수도권에서는 인천지하철 1호선 연장선 인근 송도국제도시에 높은 점수를 줬다.

◆강남 트리플 역세권 경매 노려볼만

우선 가장 주목받는 지역은 올 상반기 일부 구간이 개통하는 지하철 9호선 인근이다. 9호선은 김포공항 인근에서 시작해 강서구 가양동,영등포구 당산 · 여의도동,동작구 노량진 · 흑석동,서초구 반포동,강남구 논현동 등을 지나 송파구 종합운동장과 방이동까지 이어지는 노선이다. 이 가운데 1단계 개화역~신논현역 구간이 5월 개통을 앞두고 있다. 서울시는 9호선 1단계 구간에 일부 역을 건너뛰는 급행열차를 도입할 예정이어서 이를 이용하면 김포공항에서 신논현역까지 30분 안에 닿을 수 있다. 2단계 논현동~종합운동장 구간은 2013년,3단계 종합운동장~방이동 구간은 2015년 개통 예정이다.

9호선이 일부 개통되면 무엇보다 기존 다른 지하철과도 갈아탈 수 있는 '더블 · 트리플' 역세권이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포공항(5호선) 당산(2호선) 여의도(5호선) 노량진(1호선) 동작(4호선) 고속터미널(3 · 7호선)역 등이다. 트리플 환승역인 고속터미널역은 급행열차도 정차한다. 이동현 대한생명 FA전략팀 부동산 전문위원은 "강남권 아파트가 그동안 매매가가 많이 떨어져 가격 메리트가 커진 데다 9호선 호재까지 겹쳤다"며 "고속터미널역 인근 서초구 반포 · 잠원동 일대를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경매로 이 지역 30~40평대 아파트를 낙찰받을 것을 추천했다.

동작역에서 노량진역까지의 구간에는 흑석뉴타운,노량진뉴타운 등 뉴타운 투자가 주목된다. 재개발 컨설팅 업체 삼경씨앤엠의 정현조 부동산사업부 차장은 "노량진과 흑석은 아직까지 위치나 여건을 고려할 때 저평가돼 있다"며 "뉴타운 지역 재개발 지분을 노려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삼경씨앤엠에 따르면 흑석뉴타운 일대 재개발 지분은 3.3㎡(1평)당 2500만~3800만원,노량진뉴타운은 1800만~2700만원 수준이다.

강서구 일대에서는 마곡지구 인근 아파트가 투자 대상으로 지목됐다. 마곡지구는 2015년까지 강서구 마곡동 및 가양동 일대 336만4000㎡에 주택 9500여가구와 연구개발 및 국제업무단지,호텔,위락시설 등을 짓는 사업이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연구실장은 "마곡지구 인근에는 마곡나루역과 양천향교역이 들어서 교통 여건이 좋아진다"며 "30평형대가 4억5000만원 선인데 향후 마곡지구 개발과 9호선 개통으로 추가 상승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경의선 지나는 서울 성산동에도 주목

경의선 복선전철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파주 문산에서 서울 마포구 성산동을 잇는 구간(40.6㎞)이 6월 개통 예정이고 2012년 말 성산~용산 구간(8㎞)이 추가로 개통한다. 문산~성산 구간에서는 성산역에서 지하철 6호선을,대곡역에서 3호선을 환승할 수 있다. 현재 문산역에서 서울역까지 1시간40분가량 걸리는 통근열차가 운행되고 있지만 경의선 복선전철이 개통되면 1시간 정도로 줄어든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경기 북부지역 투자에는 대체로 신중한 입장이다. 이춘우 신한은행 부동산전략팀장은 "현 정부가 서울 도심 개발을 통한 주택 공급을 앞세우고 있어 수도권 투자는 중 · 장기적으로 바라봐야 한다"며 "당장 전철 개통 호재를 따라가려면 매매보다는 전세 위주로 알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서울 성산동 일대 노후 아파트는 향후 재건축 가능성도 있고 가격 메리트도 어느 정도 있어 투자를 고려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중앙선 복선전철은 서울 도심이 아닌 강원도 원주와 연결하는 라인이라서 호재로서의 가치는 다소 떨어진다. 2007년 12월 남양주 덕소~팔당 구간(5.6㎞) 개통에 이어 팔당~양평 국수 구간(15.9㎞)이 지난해 12월 개통했다. 국수~용문(양평) 구간은 올해 말,용문~강원도 남원주 구간은 2010년 이후 개통 예정이다. 경춘선 망우(서울 중랑구 망우동)~춘천 복선전철 노선은 당초 올해 개통 예정이었으나 내년 말 이후로 연기됐다.

◆송도 신규 분양 아파트 '주목'

인천지하철 1호선 연장선은 송도국제도시의 교통 여건을 크게 향상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 노선은 기존 1호선 계양~동막 구간(23㎞)에서 연장돼 나오는 동막과 송도국제도시까지의 6.5㎞ 구간(6개 정거장)으로,오는 9월 개통 예정이다. 송도에는 올해 신규 분양물량이 많아 수요자들의 발길을 잡을 전망이다.

인천 구도심 지역에는 2010년 말께 서울지하철 7호선 연장선이 개통한다. 이 노선은 서울 온수역에서 인천 부평구청까지의 10.2㎞ 구간을 잇는다. 이를 이용하면 부평에서 서울 강남권까지 40분대면 도착할 수 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