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은 불황 극복을 위해 계열사 간 중복 사업 통폐합과 비핵심 사업 정리 등 강도 높은 경영 혁신에 나서기로 했다. 대우조선해양 인수 무산으로 수정이 불가피해진 그룹의 미래 전략을 다시 짜고 대우조선을 대체할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한화는 지난 18일 김승연 회장 주재로 연 경영전략회의에서 향후 3년간 실행에 옮길 4대 혁신과제를 수립했다. 구체적으로는 △사업구조 △조직구조 △수익구조 △기업문화 등으로 계열사별 경영 혁신을 통해 기존 사업의 성과를 극대화하고 향후 신성장동력 사업에 투입할 투자 재원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김 회장은 이 자리에서 "단순히 당면한 불황과 위기를 극복한다는 차원을 넘어 새로운 내일을 연다는 적극적인 자세로 업무에 임해야 한다"며 "2011년까지는 반드시 한화가 세계적 글로벌 기업이 될 수 있는 기반을 다질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업구조 혁신은 계열사 간 유사 · 중복 사업의 통폐합,비핵심 사업 정리 및 독립사업 분리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조직구조 혁신은 간접 부서 통폐합을 중심으로 하는 조직 효율화와 실적에 따른 보상시스템 도입,글로벌화에 대비한 해외 우수인력 채용 등을 중심으로 추진된다. 수익구조 혁신을 위해 한화는 각 계열사의 비영업 자산 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생산공정 개선에 나서는 동시에 대한생명 등 비상장 계열사의 상장(IPO)을 통해 신규사업 재원을 확보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기업문화 혁신과 관련,한화는 경영 이념인 '신용과 의리'를 국제적 경영 트렌드와 융합,글로벌 트렌드에 맞게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한화는 그린 에너지 분야를 신성장 사업의 주요 축으로 집중 육성하기로 했다. 태양광 사업의 수직 계열화를 위해 현재 생산하고 있는 태양전지 셀 이외에 태양전지 핵심 소재인 폴리실리콘과 발전소 운영사업에 뛰어들기로 했다. 2차전지 소재 개발과 탄소배출권 사업에 대한 투자도 지속적으로 늘려 간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차세대 항체 개발과 탄소 나노튜브 등 미래 첨단기술 사업은 물론 금융 · 레저 · 서비스 관련 계열사들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실버서비스 산업에도 나서기로 했다.

자원개발 전문회사 설립과 인수 · 합병(M&A)을 통해 카타르 예멘 멕시코 등 8개 지역에서 벌이고 있는 해외 자원개발 사업을 늘려 나가고,동남아 지역 조림 사업 등 해외 환경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한화 관계자는 "이번 경제 위기를 그룹의 사업구조 혁신을 위한 터닝 포인트로 삼아 4대 혁신과제 실행에 충실히 나선다면 세계적인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그룹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