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자동차보험 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자동차보험 업계 1위인 삼성화재가 출사표를 내고 오는 3월 온라인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가격도 기존의 오프라인 보험보다 15% 이상 떨어뜨려 기존의 온라인 전업사와 비슷하다. 이에 따라 온라인 전업사들은 가격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

보험료 인하 전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삼성화재에 이어 다른 대형 손해보험사도 온라인 마케팅을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삼성화재 3월 온라인 진출

삼성화재는 다음 달 인터넷 자동차보험 '마이 애니카' 판매를 시작한다. 보험료는 기존의 오프라인 보험에 비해 15.4% 싸게 책정됐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인터넷을 통해 고객이 직접 보험을 설계하고 계약하는 '온라인 완결형'으로 텔레마케터 고용 등으로 인한 추가 비용이 거의 없다"며 "설계사에게 줬던 사업비를 대부분 계약자에게 돌려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화재의 '마이 애니카'는 온라인 전용사이트에 회원으로 가입한 뒤 직접 보장 내역 등을 선택하고 가격을 확인한 뒤 계약까지 마칠 수 있다.

본인임을 확인할 수 있는 공인인증서만 있으면 된다. 이는 교보AXA손해보험 등 다른 온라인 전업사들이 텔레마케터를 두고 가입 상담을 해주는 것과는 다른 영업 형태다.

삼성화재는 온라인 고객에게도 기존 고객과 똑같은 보상서비스를 제공한다. 삼성화재가 온라인 시장에 진출한 것은 20~30대 젊은층을 겨냥한 것이다.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3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가진 삼성화재는 전체 고객 중 20~30대가 20%대에 불과하다. 20~30대는 가격에 민감해 보험료가 싼 온라인 보험을 선호해 온 때문이다.

◆차보험료 인하 전쟁 붙나

온라인 자보사들은 내부적으로 가격 인하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삼성화재가 비슷한 가격으로 진입할 경우 고객 이탈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38세 운전자가 2000cc 자동차,30세 이상 특약,부부한정,전담보 등을 조건으로 자동차보험에 가입하면 삼성화재 오프라인 보험료는 66만5880원으로 교보AXA(55만3830원),에르고다음다이렉트(55만8470원),더케이손보(51만5230원) 등에 비해 비싼 수준이지만 온라인 진출로 15.4% 내려갈 경우 56만3334원으로 경쟁력을 갖게 된다.

온라인 자보사들은 또 일반 · 장기보험으로 판매 상품을 확대하는 등 종합 손보사로 변신을 서두르고 있다. 교보AXA와 더케이손보가 이미 종합손보사로 전환해 상해,화재,책임보험 등 일반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다른 종합손보사도 대응에 나섰다. 흥국쌍용화재는 삼성화재 온라인 진출설이 나온 지난해 10월 기존 자동차사업부 내 인터넷영업본부를 사업본부 형태로 분리해 격상시키고 고객서비스실을 신설하는 등 온라인 마케팅을 강화했다. 또 일부 손보사는 내부조직인 온라인 사업부를 분리 확대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5대 중 1대가 온라인 가입

삼성화재의 가세로 온라인 시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온라인 자동차보험의 시장점유율은 2001년 0.36%에 불과했으나 지난 1월엔 월간 기준으로 20.0%를 기록했다.

지난달 전체 자동차보험 실적 8583억원 중 온라인 보험이 1716억원을 차지한 것.이는 전체 자동차보험 매출이 신차 판매 급감 등으로 전년 동기(9467억원)에 비해 9.3%나 줄어든 가운데 거둔 실적이다.

지난해 중반까지 17%대 후반에서 18%대 초반에 머물던 온라인자보 점유율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본격화된 지난해 11월 18.3%,12월 18.9%로 상승 속도를 높여왔다.

교보AXA 관계자는 "업계 1위인 삼성화재가 온라인에 진출하면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전체 온라인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