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왕의 남자'다웠다. 곽승준 위원장은 인터뷰 내내 이명박 대통령과 공동 운명체임을 여러 번 강조했다. 그는 "이 대통령이 정책적으로 성공하지 못하면 내 인생도 실패"라며 "대통령이 박수받으며 나가고 재임 중 마련한 틀이 한국의 잠재 성장률을 높였다고 평가받으면 나도 개인적으로 성공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그런 의미에서 이 대통령과 나는 연계돼 있다"고 밝혔다. 곽 위원장이 이 대통령의 '정치적 아들'로 불리는 이유를 알 수 있게 하는 발언이다.

곽 위원장은 이 대통령을 중학생 때 처음 만났다고 한다. 이 대통령과 곽 위원장의 부친(곽삼영 전 고려산업개발 회장)이 각별한 사이라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부친은 현대건설 및 계열사에 40여년간 몸담으며 이 대통령과 동고동락했다. 곽 위원장은 "내가 중학생 때 이 대통령을 처음 만났는데 친구 아들한테 용돈도 주고 하는 그런 사이였다"며 "한동안 못 만났다가 교수가 되고 나서 2000년쯤 서울시장 선거를 도와 주게 되면서 '누구 아들'이라고 했더니 '걔가 너였나,많이 컸다'고 하더라"고 소개했다. 이후 'MB 정책통'으로 줄곧 함께했다.



그는 지난해 6월 국정기획수석에서 물러난 이후 지난달 '컴백'할 때까지 7개월간 국정 구상의 끈을 놓지 않았다. 하루 두세 시간씩 고민하며 '빨간색 랩톱'에 정리해 두었다. "빨간색 랩톱만 보면 특종 여러 건 나오겠네요"라고 하자 그는 웃으며 "그래서 USB에 다 옮겨 놓고 하드는 지워 버렸다"고 말했다. 지난해 금융 위기가 발생했을 때는 그의 전공이기도 한 파생 금융상품과 관련한 책을 수십 권 읽었다고 한다.

곽 위원장은 이종 격투기를 즐겨 본다. 그 이유를 묻자 "국정 운영은 항상 교과서적으로 안 된다. 의외의 사건이 발생하는데 그때 실전에서 얼마나 잘 대처하느냐가 중요하다"며 "변화무쌍한 격투기를 보면 실전 전략 감각을 익힐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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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1960년 대구 출생 △고려대 경제학과,미국 밴더빌트대 대학원 졸업(경제학 박사) △국토개발연구원 책임연구원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환경정의시민연대 환경경제분과위원장 △서울시 도시계획위원 △국제정책연구원(GSI) 정책기획실장 △한나라당 대선선대위 정책기획팀장 △인수위 기획조정분과위원 △청와대 국정기획수석비서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