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송현준 교수 "리튬이온전지 충전용량 3~10배 향상 기대"

국내 연구진이 각종 전자기기와 차량용 이차전지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리튬이온전지의 성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금속산화물 나노구조체를 개발했다.

KAIST 화학과 송현준 교수는 15일 산화구리를 이용해 성게 형태의 나노구조체를 만들고 이를 리튬이온전지 음극 소재로 활용한 결과 충방전 용량이 기존 음극 재료인 흑연보다 50% 이상 크고 안정성도 뛰어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나노구조의 금속산화물이 마이크로 수준의 구조보다 리튬이온전지 음극 소재로 더 우수하다는 것을 처음 밝힌 것으로 신소재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 온라인판 최신호에 게재됐다.

현재 리튬이온전지 음극 소재로는 흑연이 쓰이고 있으나 충방전 용량이 크지 않고 충방전 시 리튬이온을 흡수, 배출할 때 부피가 크게 변하면서 쉽게 부서지고 산화돼 수명이 단축되는 단점이 있다.

이에 따라 흑연을 대체하기 위한 연구가 세계적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실리콘과 금속산화물이 그 후보로 꼽히고 있다.

실리콘은 이론적 충방전 용량이 흑연의 10배 이상으로 우수하지만 충방전 시 부피 차가 커 쉽게 부서질 가능성이 있어 이를 개선하는 게 과제이며 전극 소재로 우수한 특성을 가진 금속산화물도 음극 소재로 적합한 구조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송 교수팀은 이 연구에서 산화구리를 속이 빈 육면체와 속이 빈 구(球), 성게 형태(urchin-like) 등의 나노구조체로 대량 합성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이중 성게 모양 나노구조체가 리튬이온전지의 음극 소재로 가장 적합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들은 먼저 구리 선구 물질과 고분자를 이용해 산화제1구리(Cu₂0) 나노육면체를 만들고 여기에 암모니아 수용액을 가해 산화속도를 조절, 속이 빈 육면체와 속이 빈 구, 성게 형태 등 3가지 산화제2구리(CuO) 나노구조체를 합성했다.

3가지 나노구조체로 리튬이온전지 음극을 만들어 실험한 결과 성게 형태의 나노구조체가 충방전 용량이 560㎃h/g로 흑연 전극(372㎃h/g)보다 50% 이상 크면서도 50회 이상 충방전을 되풀이했을 때도 높은 안정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송 교수는 "이 연구에서 구리산화물을 리튬이온전지 음극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성게 형태의 나노구조가 충방전에 가장 효율적임을 처음으로 밝혔다"며 "산업화에 필요한 대량 합성법까지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성게 형태의 나노구조는 특성이 우수한 다른 물질에도 적용할 수 있다"며 "이를 코발트산화물이나 실리콘 등에 적용하면 궁극적으로 충전용량을 현재의 흑연 전극보다 3~10배 향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KAIST 화학과 송현준 교수
<사진설명 : 송현준 교수가 합성한 산화구리 나노구조체. 산화제1구리 나노육면체(Cu₂O cubes)를 만든 뒤 암모니아 수용액을 가해 산화속도를 조절, 속이 빈 육면체(hollow cubes)와 속이 빈 구(hollow spheres), 성게 형태(urchin-like)의 산화제2구리(Cuo) 나노구조체를 만들었다.

성게형태 나노구조체는 리튬이온전지 음극 소재로 우수한 특성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scitec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