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광약품 "레보비르, 올 안에 동남아 출시"

아시아태평양간학회(APASL)에서 열린 '클레부딘에 대한 최신 발견' 심포지엄에 세계 각국 학자들이 문전성시를 이뤄 국산 B형간염 신약 '레보비르'(성분명: 클레부딘)에 대한 학계의 관심을 그대로 보여줬다.

부광약품이 지난 13일 홍콩컨벤션·전시센터에서 개최한 이 심포지엄에는 아시아태평양 각지에서 온 500여명의 연구자가 몰려 간이의자를 놓고도 수십 명이 문 앞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다.

부광약품 유희원 개발·임상담당 상무는 15일 "레보비르가 새로운 B형간염치료제인 데다 다른 약물과 달리 완치 가능성을 보여 해외 학자와 의료진이 많은 관심을 나타냈다"며 "해외 연구자들이 그렇게 많이 참석할 줄 미처 몰랐다"고 말했다.

특히 국내 제약사가 자체 개발 신약을 주제로 국제학회에서 단독 심포지엄을 개최한 것은 처음이라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이는 국내 개발 신약이 14종에 불과하고 그 가운데 해외 마케팅을 목적으로 개발한 약도 거의 없기 때문이다.

유 상무는 "해외에서 이 약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걸 느꼈다"며 고무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일본 간질환 권위자인 미조카미 마사시 교수(고노다이병원 간염·면역센터장)는 "기존의 먹는 간염치료제와 달리 클레부딘은 일정 기간 치료 후 약물을 중단해도 바이러스 수치가 크게 증가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훌륭하다"며 "다른 약물과 달리 인체 세포 안에 숨어 있다 다시 활동하는 간염바이러스(cccDNA)를 억제하는 특징이 있어 많은 학자가 관심을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간염약을 끊으면 체내 바이러스가 다시 증가하고 반대로 약을 오래 쓰면 내성이 증가하는 '딜레마'가 있다.

유 상무는 "레보비르는 6~18개월 치료하고 투약을 중단해도 환자의 80%가량에서 재발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먹는 간염치료제의 딜레마를 해결할 가능성을 보였다"며 "특히 환자 중 약 6%는 근원적 치료가 됐다는 점이 인상적"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레보비르는 한국에서만 사용되고 있지만 올 안에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에서 발매될 예정이다.

부광약품은 이들 정부에 시판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또 미국과 유럽에서는 미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위한 최종(3상)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며 중국에서는 3상 임상시험 승인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유럽시장에 대한 판권은 부광약품으로부터 라이선스를 획득한 미국계 제약사 파마셋이 보유하고 있다.

유 상무는 "상업화에 성공하면 아시아 지역에는 완제품을 수출하게 되고 미국·유럽시장에서는 로열티를 받을 뿐 아니라 원료를 수출해 수입을 올리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콩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tr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