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또 한국 증시를 쥐락펴락하고 있다. 연초부터 '바이코리아'에 나서면서 코스피지수 1200선 돌파를 주도하더니 최근 미국시장이 불안해지자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이에 따라 주가는 힘을 잃고 있다.

외국인은 1992년 자본시장 개방 이후 한국 주식 비중을 꾸준히 늘리면서 주식시장 붐을 이끌어왔다. 주식 매수 금액을 크게 늘린 2004년에는 외국인의 유가증권 상장주식 보유 비중이 44.12%나 됐었다. 2003년 시작된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대세 상승에 불을 붙인 것도 외국인이었다. 외국인은 2003년에 13조7000여억원,2004년에 10조4000여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이며 '황소장'을 주도했다.

외국인은 그러나 2005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무려 4년간 '셀코리아'를 유지했다. 이 기간에 내다 판 주식금액이 무려 72조원어치나 된다. 외국인 주식 보유 비중도 지난해 말 28.9%까지 낮아졌다.

전문가들은 올해가 외국인이 4년간의 매도 공세를 마무리짓고 추세적 매수로 전환하는 원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1~2월 '반짝 매수'가 꾸준히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신영증권 김세중 투자전략팀장은 "한국증시의 PBR(주가순자산비율)는 1.0배 수준까지 내려와 매력이 있는 데다 원자재 가격도 안정적이어서 외국인들이 조심스럽게 매수 규모를 늘려나가고 있다"며 "다만 금융위기로 인한 악재가 많아 큰 규모의 매수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