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졸업 학력이 전부였던 코스닥 상장사 대표가 오는 25일 고려대 졸업식에서 최고령자로 학사모를 쓴다. 그는 특히 기업을 경영하느라 바쁜 와중에도 4년간 단 한 번도 결석을 하지 않아 주위로부터 찬사를 얻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욕실용품 및 절수부품 생산업체인 와토스코리아의 송공석 사장(57 · 고려대 경영학과).

늦깎이 만학도인 송 사장은 "아들뻘 되는 학생들과 공부하려니 체력이 달리고 시간이 모자라 힘들었지만 많은 것을 배웠다"며 "특히 영어,수학, 통계 등이 어려워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곧바로 동료 학생들에게 물어보기 일쑤였고,기업을 운영하다 보니 예 · 복습 시간이 부족해 밤을 새우는 일도 많았다"고 털어놨다.

"첫 학기에는 F학점을 받은 경영수학 때문에 계절학기에 보충강의를 듣는 등 매우 힘든 때도 많아 공부를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굴뚝같았지만 50년의 공부 한을 꼭 풀어야 한다는 각오로 이를 악물고 공부에 전념했지요. "

전문경영 지식이 없었던 그는 마케팅전략과 시장조사, 생산관리 등 경영학을 배우면서 경영개선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술회했다. 그간 원가 및 생산관리 등을 주먹구구식으로 해왔지만 원가분석 등을 제대로 배우면서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제품은 정리하고 비전 있는 제품생산 및 품질관리 등에 주력하면서 매출이 20%(순이익 60%) 껑충 뛰었다는 것.실제 2004년 152억원(순이익 30억원)이던 매출이 입학 후인 2006년 173억원,지난해엔 186억원으로 늘었다.

송 사장은 수업 종료 후 가끔 큰 치킨집을 통째로 빌려 동료학생들에게 맥주파티를 열어주거나 점심시간에 많은 동료학생들과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며 자신이 들려준 생활경험에 귀를 기울여준 학생들의 모습이 그립다고 했다.

그는 졸업을 앞둔 학생들에게 "자신의 인생을 개척하려면 대기업만 고집하지 말고 유망한 중소기업을 택해 자기계발을 통해 성공하는 길도 많다"고 자주 조언해 줬다고 한다.

1952년 전남 고흥 벽촌에서 태어난 송 사장은 1966년 초등학교를 마친 후 가난 때문에 중학교에 들어가지 못하자 무작정 일자리를 찾아 서울로 올라왔다. 중국집 배달 등 안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밑바닥 생활을 경험한 그는 1973년 욕실용품을 생산하는 소규모 제조업체를 창업,수도꼭지와 양변기 등에 사용되는 90여종의 절수용품을 개발해 매출액 200억원에 달하는 기업을 일궈냈다.

송 사장은 2003~2004년 고입 · 대입 검정고시에 합격하고, 2005년 고려대 경영학과에서 사회공헌 또는 벤처기업인 및 발명특허자를 대상으로 단 한 명만 모집한 수시 1학기 특기자 전형에서 92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해 화제를 모았었다.

인천=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