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평균 찬성률 97%, 반대율 1%
"의결권 사후공시.자문서비스 도입해야"


국내 펀드들이 보유주식 비중을 늘려 기업에 대한 영향력도 커지고 있으나 정작 주주총회에서는 여전히 `찬성 거수기' 노릇만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이달 중순부터 시작되는 상장사 주총 시즌을 앞두고 제도 개선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8일 금융감독원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펀드의 주식자산 보유총액(시가총액 비율)은 2004년 15조5천550억원(3.5%), 2005년 43조9천620억원(6.1%), 2006년 59조8천970억원(7.7%) 등에 이어 증시가 호황을 맞은 2007년에는 147조5천80억원(14.0%)까지 증가했다.

지난해 6월에는 136조4천430억원(14.6%)에 달해 해당 기업에 대한 발언권도 그만큼 커졌다.

그러나 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들은 의결권 행사를 통해 2004년 주주총회에서 94.3%와 1.4%의 찬성과 반대율을 보였으며, 2005년(찬성 97.3%, 반대 1.1%), 2006년(96.9%, 0.6%), 2007년(96.9%, 0.6%) 등을 기록했다.

이 기간 평균 찬성률과 반대율이 96.5%와 1.0%로 집계됐다.

의결권 미행사율이 평균 1.2%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된 것을 감안하면 이들 펀드가 의결권을 대부분 행사하긴 했으나 일방적인 찬성표를 던지는 `거수기' 역할만 한 셈이다.

증시에서 `큰손'으로 대접받는 국민연금이 2007년 의결권 행사에서 4.9%의 반대율을 보인 것과 큰 격차를 보인 점도 주목된다.

이에 따라 자산운용협회는 작년 2월 주총시즌을 앞두고 ▲특정 주주집단의 이익만 추구하는 경우 ▲내부자 거래나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관련된 문제가 있는 경우 ▲의도적으로 회사의 재무상태를 왜곡하는 경우 등에 대해서는 노(NO)라고 밝히도록 권고하는 `사안별 반대투표 가이드 라인'을 제정했다.

그러나 금감원 안병민 선임조사역은 최근 금감원이 발간한 `조사연구 리뷰'(제25호)에 실린 `펀드 의결권 공시제도 현황 및 개선과제'라는 연구보고서에서 "대부분 운용사들은 여전히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반영하지 않고 예전의 획일적인 지침을 공시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같은 관행이 굳어진 데는 의결권 행사내용을 주총일 이전에 공시함에 따라 해당 회사 경영진으로부터 운용사가 압력을 받게 될 우려가 있고, 비교적 짧은 기간에 주총 안건 분석과 의결내용 확정 등을 진행해야 하는 업무부담이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안 조사역은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의결권 사전 공시제도의 부작용을 점검하고, 미국이나 영국과 같은 사후 공시제도를 참고해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주총 일정관리, 안건분석, 의결권고안 마련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의결권 자문서비스 도입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서울연합뉴스) 한승호 기자 h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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