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위기로 한국도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많은 기업의 도산과 함께 대량 실업으로 특히 대학을 갓 나온 젊은 청년들의 어깨가 한없이 무거워 보인다. 이런 끝이 보이지 않는 불황의 터널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현명한 우리 선조들은 바쁠수록 돌아가라고 했다. 이 말은 시대의 화두인 '기본으로 돌아가라'는 말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기업인들은 기본으로 돌아가고 정부는 과학계에,특히 먼 미래를 위해 기초과학 분야에 그 어느 때보다 과감한 투자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엔 기초 과학과 원천 기술이 부족하다고 한다. 기초 과학 없이는 원천 기술이 있을 수 없다. 좋은 예로 우리나라는 국민소득 1만달러에서 2만달러로 가는 데 12년이 걸린 것에 비해 일본은 5년도 걸리지 않았다. 기초 과학 없이 1만달러까지는 갈 수 있어도 2만달러,3만달러까지는 갈 수 없다는 뜻이다.

기초 과학은 첨단 과학기술의 영양분이다. 현재 정부출연연구소는 그 나름대로 고유한 미션을 가진 연구소로서 기초 연구를 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 계획되고 있는 '국제 과학 비즈니스벨트'에서는 기초과학 육성이 최우선되어야 한다.

아주 낮은 건물을 지을 때는 기초가 필요 없지만 수십 층의 고층 건물을 지을 때는 지하 깊숙이 기초를 단단히하듯이,최첨단 기술을 개발하고 궁극적으로 우주 생성의 비밀을 푸는 일엔 역시 다양한 거대 시설들이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국제 과학 비즈니스벨트' 내에 기초과학 육성을 위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초과학 센터를 만들고,거대 연구시설인 중이온 가속기를 건설해야 한다. 중이온 가속기 건설은 포항공대의 방사광 가속기와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연구용 원자로 및 중성자 이용 시설,그리고 건설 중인 양성자 가속기와 연계해서 최대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정부가 뒷받침해야 한다.

철옹성이라고 했던 미국의 3대 자동차 회사가 몰락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은 연구개발(R&D) 투자에 인색했기 때문이다. 영원한 승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꾸준한 기초 체력,바로 수학 물리 화학 같은 기초 학문에 과감하게 투자하는 것만이 영원히 살아남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