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6일 정기이사회를 통해 정준양 차기 회장 내정자의 임기를 3년으로 결정한 것은 책임 경영을 보장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또 이구택 회장의 갑작스런 사퇴로 인해 일각에서 제기됐던 '정치권 개입' 등 외압 논란을 불식시키고 앞으로 정 차기 회장 중심으로 내부 결속력을 다져나가겠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 임기 늘려 경쟁력 배양



정통 엔지니어 출신인 정준양 차기 회장의 임기가 1년에서 3년으로 늘어나면서 포스코는 기술 경쟁력 제고에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정 차기 회장은 포스코 고유의 혁신기술 개발을 통한 글로벌 기술 리더십 확보를 주창하면서 기술 경쟁력 배양을 주도해온 인물이다.

포스코는 정 차기 회장이 상임 이사 잔여 임기 1년을 포기하는 대신 3년 임기의 상임이사로 새로 선임해 3년간 회장직을 수행하도록 보장했다.

이는 불황의 파고가 높이지고 있는 세계 철강업계에서 정 차기 회장 주도로 기술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뜻으로 파악된다.

대내외적인 여건으로 인해 경영 상황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해 비상 경영에 돌입한 포스코는 위기 국면을 순조롭게 극복해야 하는 당면 과제를 안고 있다.

생산량 세계 2위인 신일본제철의 경우 올 회계연도 하반기(2008년 10월~2009년 3월) 감산 규모가 200만t을 넘어설 것으로 보이며 포스코도 전반적인 경기 침체와 국내 철강 수요산업의 가동률 하락에 따른 수요 급감에 따라 작년말 부터 감산에 들어갔다.

포스코 이사회는 이처럼 경영 환경이 악화된 시점에서 엔지니어 출신인 정 차기 회장이 기술 경쟁력 배양 및 중장기 경영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안정적인 토대를 마련해주기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 윤석만 잔류..내부 결속 의도



포스코는 이구택 회장의 조기 퇴진으로 인해 회장 인사에 정치권이 개입했다는 곱지않은 시선에 시달려왔다.

또 차기 회장 후보로 정 사장과 윤석만 포스코 사장이 총수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이면서 친인척 관련 비리 의혹 등이 제기되면서 내홍 분위기마저 감지돼왔다.

이에 따라 차기 회장 경쟁에서 탈락한 윤 사장의 상임이사직 잔류 여부는 정 차기 회장의 임기와 더불어 상당한 관심을 끌어왔다.

일각에서는 차기 회장 후보 중 한명이었던 윤석만 포스코 사장이 내년 2월까지 임기가 남아있지만 결국 회장 후보 선정 경쟁에서 고배를 마셨기 때문에 정 차기 회장 중심의 체제 구축을 위해 정기 이사회에서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힐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윤석만 사장 잔류가 결정됨에 따라 포스코 이사회는 차기 회장 후보 선정과 관련해 발생했던 잡음을 불식시키고 위기 상황에서 내부 화합을 통한 결속을 강하게 추진키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 비상경영 사외이사진 구축



사외이사로는 새로 5명이 들어왔는데 이들의 면모를 보면 모두 경제학과 실물경제 전문가들이다.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포스코로가 위기 국면 극복을 위해 사외이사진도 경제 전문가들을 대거 기용한 것이다.

포스코는 유장희 이대 명예교수, 이창희 서울대 교수, 한준호 삼천리 부회장, 이영선 한림대 총장, 김병기 삼성경제연구소 전 연구위원을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이중 유 교수는 대외정책 연구원장을 역임하고 동아시아경제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등 학문과 실물경제의 안목이 깊은 거시경제의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다.

한준호 ㈜삼천리 부회장은 한국전력 사장,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부회장 등을 역임하는 등 공직과 산업계의 경험이 풍부하다.

이영선 한림대 총장은 경제관련 학회활동이 활발하고 국제무역 등에 정통한 경제전문가이며 김병기 전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재정경제부 기획관리실장 등 오랜 공직 경험을 바탕으로 삼성경제 연구소에 사장급 연구위원으로 4년간 재직한 바 있다.

이창희 서울대 법대 교수는 공인회계사 출신으로 세법분야에 있어서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여기에 기존 사외이사 멤버 중 2011년 2월까지 임기인 안철수 박사와 박상용 연세대 경영대학장, 손욱 농심 회장은 계속 남아있고 제프리 존스 전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도 2010년까지 사외이사로 활동하게 돼 포스코 사외이사진은 경제 전문가들로 구성된 막강한 사외이사 진용을 갖추게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범수 기자 bum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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