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는 요즘 하루하루 속이 타 들어 갈 것이다. 경찰청장으로 내정된 뒤 얼마 안돼 '용산사태'에 발목이 잡혀 진퇴양난에 빠진 형국이다. 김 청장 내정자는 법과 질서를 지켜야 할 치안 책임자로 내정된 터였다. 경찰 공무원들은 지금 그의 진퇴를 주목하고 있다. 백년에 한번 올까말까한 경제위기,'노아의 방주'라고 두려워하는 이 위기에서 공권력의 수장을 지켜야 하는 이유는 어쩌면 간단하다.

그가 정서법에 휘둘려 짐을 싸면 누가 되건 그 후임자도 눈치꾼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법을 지키지 않는 사회의 뒤태를 우리는 10년 동안 지긋지긋하게 봐왔다. 임면권자인 이명박 대통령의 고민도 그래서 깊어지고 있다.

남궁 덕 오피니언 부장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