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연체율이 5년 만에 상승했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한 삼성 현대 비씨 롯데 등 5개 전업카드사의 지난해 말 연체율은 3.43%로 같은 해 9월 말에 비해 0.15%포인트 상승했다. 분기 말 기준으로 전업카드사의 연체율이 높아진 것은 2003년 카드사태 이후 처음이다.

경기가 급격히 침체되는 상황에서 연체율이 상승함에 따라 가계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03년 말 카드대란으로 인해 28.3%로 치솟았던 전업사 연체율은 카드사들이 부실채권을 매각하고 위험관리를 강화하면서 꾸준히 하락세를 보여 2006년 말 5.53%,2007년 말 3.79%로 떨어졌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어닥친 지난해에도 3월 말 3.52%,6월 말 3.43%,9월 말 3.28%로 분기 기준 하락세를 이어가다 경기침체가 본격화된 4분기에 상승 반전한 것이다.

은행계 카드사의 연체율은 작년 상반기부터 상승세로 돌아서 2007년 말 1.39%에서 작년 말 1.88%로 0.49%나 뛰어올랐다.

카드 사용액 증가율은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여신금융협회는 지난해 1~9월 카드결제액은 222조7780억원으로 전년 대비 20.66% 급증했지만 10~12월에는 78조1280억원으로 11.29% 늘어나는 데 그쳤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 1월 카드결제금액은 24조639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3.98% 늘어나는 데 그쳤다.

연체율은 연체금액을 자산으로 나누어 계산하기 때문에 지난해에는 자산 규모가 급격히 늘어 연체금액이 증가해도 연체율이 떨어졌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실물경기 침체의 여파로 가계소비가 위축되고 있다"며 "올해 상반기 연체금액이 늘어나면서 카드 연체율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