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초 홋카이도에서 열린 주요 8개국(G8) 정상회담을 세계 언론에 띄우려는 일본 정부의 노력은 대단했다. 개최 1년 전부터 외무성이 직접 나서 도쿄에 주재하는 100여명의 외신기자들을 8번에 걸쳐 프레스투어(취재 출장) 형식으로 홋카이도에 초청했다.

일본이 홋카이도 G8정상회담에 세계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려고 했던 데는 이유가 있다. 당시 G8 회담은 2008~2012년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정한 교토의정서 이후 2050년까지의 중장기 목표를 설정하는 게 핵심 의제였다. 향후 30~40년을 좌우할 새로운 국제 환경 규제 틀이 논의된다는 데 일본은 주목했다. G8 정상회담을 통해 깔끔한 국가 이미지에다 '환경'까지 얹어 세계인들의 머릿속에 '일본=친환경'이란 인상을 심으려 했던 것이다.

일본에선 그린성장 전략을 정부가 주도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저탄소 사회'를 모토로 내걸고 과감한 온실가스 감축 계획을 내놓았다.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현재보다 60~80% 감축한다는 목표도 갖고 있다. 태양광 발전을 2020년까지 10배로 늘리고,차세대 에너지 절약차 개발에 적극 나설 방침도 분명히 했다. 일본 정부는 저탄소 사회 실현을 '혁명'에 비유하며 기업과 가정에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발상의 전환을 촉구한다. 온난화 대책이 경제성장의 저해 요인이 아니라 비즈니스 기회라는 쪽으로 발상을 바꿀 것을 주문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엔 환경성을 중심으로 경기진작도 노린 '그린 뉴딜 구상'을 정책화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5년 후의 환경 비즈니스 시장을 2006년보다 40% 늘어난 100조엔으로 키운다는 목표로 그린 뉴딜 구상을 추진 중이다.

일본 기업들도 그린분야 투자에 적극적이다. 불황으로 다른 투자는 줄이더라도 미래 성장분야로 꼽히고 있는 그린부문에선 투자를 더 늘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태양전지다.

일본 최대 태양전지 업체인 샤프를 비롯해 교세라 산요전기 쇼와셀석유 미쓰비시전기 등 일본 태양전지 5개사는 향후 3년 내 3400억엔(약 4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샤프는 오사카 사카이시 바닷가에 720억엔을 투자해 대규모 박막 태양전지 공장을 건설 중이다. 2010년 3월 가동 예정이다. 교세라도 2011년까지 550억엔을 들여 태양전지 생산능력을 현재의 2배인 65만㎾로 끌어올린다. 산요전기와 쇼와셀석유는 3년 내 각각 1000억엔,미쓰비시전기는 100억엔씩을 투자할 계획이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