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영·수 중심 본고사 보는 대학이 불리해 질것"
[기획] 손병두 대교협회장 ‘2012학년도 대입전형’ 관련 인터뷰
고려대가 대학 입시가 완전 자율화되는 2012학년도부터 고교등급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2009학년도 입시 일부 전형에서 특목고 학생을 우대하는 고교등급제 적용 의혹을 받아온 고려대가 이 같은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만큼 고교등급제를 둘러싼 논란이 가열될 전망이다.

이기수 고려대 총장(64 · 사진)은 최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공교육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과거 고려대 입학생 배출 실적을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과거 고교별 고려대 합격생 통계를 바탕으로 5배수의 학생을 추천받아 신입생을 선발하겠다는 의미로 일선 학교에서는 고교 등급제 시행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고려대는 2009학년도 수시 2-2학기 일반전형 1단계에서 외국어고 학생들을 무더기로 합격시켜 사실상의 고교등급제를 시행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아 왔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고려대 해당 전형 1단계에 지원한 전체 외고생 4295명 중 합격자는 2508명으로 합격률이 58.4%에 달했다.

대원외고의 경우 지원자 212명 중 89.6%인 190명이 1단계에서 합격했으며 안양외고와 한국외대부속외고 역시 각각 88.7%,84.6%의 합격률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교원단체들과 일선 교사들은 고려대에 전형 기준과 결과를 투명하게 밝힐 것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엄민용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은 "고교등급제 금지는 이른바 '교육연좌제'를 막기 위한 3불(不) 정책의 핵심"이라며 "고려대가 고교등급제를 실시하게 되면 이제껏 지켜온 명문 사학으로서의 위치를 잃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