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지난달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유일하게 판매량 증가율 두 자릿수 기록을 세웠다. 블룸버그와 마켓워치 등 미국 언론은 4일 현대자동차의 지난 1월 중 미국 시장 판매량이 2만4512대로 전년 동월 대비 14.3%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대형 자동차 메이커 가운데 판매가 늘어난 회사는 현대차가 유일하다. GM과 포드는 각각 48.9%,41.6%,도요타와 혼다는 31.7%,27.9% 줄었다. 미국 자동차 시장 전체 판매는 37.5% 감소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3.7%를 기록,기아차(3.4%)를 합치면 1986년 미국 시장 진출 이후 처음으로 7%를 넘어섰다. 현대차 미국 판매법인(HMA)의 데이브 주코스키 부사장은 "신차 구매자가 1년 이내에 실직 또는 파산할 경우 중고차를 되사주는 '현대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이 기대 이상의 효과를 낸 결과"라고 설명했다.

'현대 어슈어런스'는 할부 리스 등으로 구매한 자동차의 중고가격이 잔여 대출금보다 적은 경우에도 7500달러까지는 현대차에서 부담하는 조건이다.

현대차가 1월 초 TV광고를 통해 이 프로그램을 미국 전역에 방송한 이후 영상이 유튜브를 통해 급격히 퍼지는 등 현지 소비자들로부터 폭발적인 관심을 얻고 있다. 지난 2일에는 전 세계 2억명이 동시 시청하는 슈퍼볼 TV중계 중간광고로도 전파를 탔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는 '현대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이 1999년 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토대로 도입한 '10년 10만마일 보증제'의 효과를 재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현대차를 글로벌 메이커로 도약시키는 계기가 됐다. 현대차는 2007년 7월부터는 중고차에 대해서도 업계 처음으로 10년 10만마일 보증을 시작했다. 이에 힘입어 1999년 1%에 불과했던 현대차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3%까지 급상승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10년 10만마일 보증제를 도입할 당시 모두가 비용 급증 등을 우려하며 무리라고 했지만 현대차는 이를 통해 새롭게 도약하는 신화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김수언/이상열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