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칠레산 와인 '몬테스 알파' 가격이 12년 만에 오른다. 1997년부터 '몬테스 알파'를 독점 수입해 온 나라식품은 4일 '몬테스' 계열 와인에 대해 다음 달부터 '환율 연동제'라는 새로운 방식을 적용해 가격을 책정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재 3만8000원인 '몬테스 알파' 가격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환율 상승분을 일부 반영,다음 달부터 20%가량 인상된 4만5000원대로 오를 전망이다. '몬테스 알파'는 지난해 국내에서 77만병이 팔린 판매량 1위의 와인이다.

환율 연동제란 '몬테스' 계열 와인의 기존 가격이 책정될 당시의 환율을 기준으로 삼고,이후 분기 또는 반기마다 환율이 상승한 폭과 동일하게 가격을 인상하고 환율이 내려가면 가격을 내리는 탄력적인 가격결정 방식이다. 나라식품 관계자는 "소비자에게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하고 수입업체는 과도한 환율 상승에 따른 부담을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다른 와인들도 환율 고공행진이 지속되면서 이달 중순께 일제히 가격이 오른다. 나라식품이 40여종의 와인 가격을 5~25%,레뱅드메일은 200여종의 와인을 5~45% 각각 인상한다. 이에 따라 미국산 '베린저 스파클링 진판델'이 2만8000원에서 3만3000원으로 17.9%(5000원) 오르고,프랑스산 '부샤 페레피스 부르고뉴 피노누아'는 3만9000원에서 4만9000원으로 25.6%(1만원) 비싸진다. 롯데아사히주류도 이달 말께 와인 가격을 인상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달에는 두산와인,금양인터내셔날,신동와인 등 주요 수입업체들이 와인 가격을 5~20% 올렸다.

이처럼 와인 가격 인상의 도미노가 이어지는 까닭은 원 · 달러 환율이 이날 1378원으로 1년 전(943원)보다 47.5%나 뛰었고,유로화도 10.2% 올랐기 때문이다. 신성호 나라식품 마케팅본부장은 "환율 상승과 함께 현지 와이너리의 판매가격도 5~10%가량 오른 데다 물류비,보관비 등 부대 비용이 상승해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와인 수입업계에선 최근 경기침체로 국내 와인 수요가 줄어 '박리다매'를 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아직 가격을 올리지 않은 수입업체들도 대부분 다음 달 가격을 올릴 것으로 전해졌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