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아산 조건식 사장은 4일 "금강산관광 중단 이후 비상 경영을 해왔지만 이제 한계 상황에 이르렀다"며 "기필코 4월까지는 금강산관광이 재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사장은 현대아산 창립 10주년을 맞아 이날 서울 계동 한정식집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는 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금강산관광을 재개시키도록 노력하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또 "우리 정부가 금강산관광 재개를 전격 선언하면서 당국 대화를 통해 현안을 해결하자는 식으로 대담하게 나가면 북측도 호응할 것이라고 본다"며 "서로 상대방을 배려하려고 노력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조 사장과의 문답.

--4월까지 금강산관광을 재개시킨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방법론이 있나. 현실적으로 가능하다고 보나

▲사실 내 의지의 표명이다. 현실화시키기 위해 여러가지 합리적인 대책이나 실천 대책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비전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의지가 강할 때 관계되는 사람들도 동참하는 식이 될 것이다. 우리의 현재 재정.인력 상황으로는 4월을 넘기기가 쉽지 않지만 비전을 잃지 않고 뛰겠다.

--`한계 상황'이라고 말한 것은 대폭 감원이나 사업포기 또는 전환을 말하는데, 어떤 의미인가

▲우리의 재정적인 매출규모가 2천억여원밖에 안 되는데 매출손실 규모가 지금 930억여 원이라 한계라고 느끼지 않을 수 없고, 인력 상황도 절반으로 줄어 더 이상은 줄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어떻게든 이 상태로 끌고 나가 죽어도 같이 죽고 살아도 같이 살겠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비상경영도 한계가 다가오는 거 아니겠나.

--대북사업을 포기할 가능성도 있나

▲그런 것은 검토해보지 않았다.

--만약 4월이나 연말까지도 재개가 안 되면 이후 대책은 있나

▲다행한 한 가지는 우리 회사에 건설파트가 있는데 최근 수주가 꽤 많이 추가됐다. 건설파트는 계속 정상.철야근무하고 있다. 이후 대책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고 하루빨리 관광사업이 재개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북측 군 관계자가 찾아와서 유감 표명을 했다고 했는데, 그 시점은 언제인가

▲작년 9월초였다. 유감 표명을 위해 온 것은 아니고 여러가지 문제들에 대해 의논하면서 북측 입장을 전달했다. 그래서 `북측도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했다.

--정부나 북측과의 대화는 어떻게 되고 있나

▲우리 당국과는 의사소통에 지장 없이 충분히 의견 교환이 잘 되고 있고, 북측하고는 중요한 사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남북 관계가 풀려야 하는데 지금 경색 국면이어서 잘 진전이 되지 않고 있다.

--금강산관광 재개를 북측이 받아들일까

▲북측이 억울하다고 한 건 사고 당시 새벽 어스름에 남.여 구분도 안 되는데 사고가 났다는 것이다. 군사통제구역이지 않느냐는 것이다. 사고 직후 북측은 현대아산에 연락하고 대화를 시도했는데 왜 남측 당국이 차단을 시키냐는 불만이었다. 원래 민간사업이기 때문에 북측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과 현대아산이 협의한 뒤 당국이 결정하든지 해야 하는데 사업자까리 협의도 안 된 것을 왜 남측 당국이 그랬냐는 것이다. 그래서 결자해지로 남측 당국이 이를 풀어나가야 하는 것 아니냐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니 남측 당국이 현안 해결을 제의하면 북측도 안 나오지는 않을 것이다.

--현대그룹의 지원을 기대하기는 힘든가

▲그룹이 지원할 만한 여건도 어렵거니와 사업 성격이 전에 했던 것이랑 지금은 다르다는 얘길 하고 싶다. 현대아산은 그토록 어려웠던 남북 경협 사업을 수익성있는 사업으로 만들었다. 2001년 현대그룹도 매우 어려웠을 당시 현대아산은 생존을 위해 북측과 합의해 육로 관광을 개설했다. 이것으로 지금은 충분히 흑자를 낼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이제는 그룹의 지원을 바라기가 쉽지 않고, 관광사업 재개를 통해 독자적으로 뚫고 나가야 한다.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mi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