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 높고 겉모습 ‘멀쩡’하지만 반인륜적 범죄 서슴지않아



[Science] 두얼굴의 ‘사이코패스’ 그들은 누구인가?

최근 경기서남부 일대에서 발생한 연쇄살인 사건의 범인이 잡혔다.



그로 인해 우리사회는 또다시 사이코패스라고 불리는 연쇄살인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용의자 강씨가 반인륜적 범죄 행각과 가책을 느끼지 못하는 심리적 특성을 고려해 볼 때 사이코패스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사회에서 사이코패스가 엽기적인 범죄자로 등장한 것은 처음은 아니다.



고급 차를 몰던 부녀자들을 납치해 살해한 뒤 소각한 지존파 사건, 21명을 살해했던 유영철 사건 및 안양 초등학생 혜진이와 예슬이 살해사건 등이 있다.



양복을 입은 뱀으로도 묘사되는 사이코패스, 그들은 누구인가?



⊙ 사이코패스의 발생 원인과 특징

사이코패스는 19세기 프랑스 정신과 의사 필리프 피넬이 최초로 저술했고 1920년대 독일의 심리학자 슈나이더는 사이코패스 환자인 사이코패시(정신병질)의 개념을 제시했다.



그가 제시한 사이코패시의 개념은 '사회적 관점에서 좋지 못한 몇 가지 행동과 성격 특성으로 정의되는 성격장애'다.



즉 사이코패스는 정신병을 앓고 있는 사람이다.



하지만 사이코패스가 전형적인 정신병자는 아니다.

사이코패스가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많은 연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미국의 오클랜드 대학교 바버라 오클리 교수는 사이코패스 증세가 뇌의 앞부분인 전두엽과 두정엽의 전대상피질에서 생기는 문제라고 주장하기도 했지만 정확하지는 않은 실정이다.



다만 그동안 전문가들이 지적한 바대로 사이코패스는 뇌에서 분비하는 신경전달물질이나 감정을 제어하는 물질의 이상으로 생기는 일종의 정신질환으로 인식되고 있을 뿐이다.

보통 사이코패스는 극히 이성적이며 자신의 행동이 의미하는 바와 그 같은 행동의 원인이 무엇인지 잘 인식하고 있다.



따라서 그들의 행동은 자유로운 선택에 의한 실행의 결과다.



많은 전문가들이 사이코패스와 사회병질자(Sociopath;반사회적 이상행동자)를 혼돈하기도 하고 혹은 반사회적 성격장애(Antisocial personality disorder)라는 용어로도 사용한다.



하지만 반사회적 성격장애자는 근본적으로 범죄자 및 반사회적 행위자를 뜻하며 대다수의 범죄자가 이런 기준에 쉽게 부합된다.



반면에 사이코패스 진단에는 여러 가지 성격 특성과 사회적 일탈행위가 포함되며 대부분의 범죄자는 사이코패스가 아니다.

사이코패스의 특징은 범죄, 성적 욕망, 공격성에 대한 통제력이 매우 부족하다.



특히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자기합리화를 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한다.



즉 사이코패스는 자제심, 양심, 도덕성 등 통제 기제가 미약해 순간적인 충동으로 반도덕적, 반사회적 행위를 저지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이 분류한 사이코패스 특징은 이렇다.



△ 얼핏 보면 달변이지만 말의 깊이가 없다



△ 자기중심적이며 과장이 심하다



△ 범죄를 저지르고도 후회를 하거나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다



△ 타인의 감정과 고통에 대해 공감하지 못한다



△ 거짓말과 속임수에 능하고 자신의 범죄능력을 과시하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다



△ 깊이가 없는 피상적인 감정과 충동적 성향을 지녔다



△ 충동적인 행동에서 자극을 찾고 순간 충동에 대한 제어가 서투르다 등이 있다.



놀라운 것은 사이코패스는 평소에는 이성적인 데다 오히려 내성적이고 얌전하기까지 하는 등 심지어 가족조차도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두 얼굴로 살아간다.



숨겨진 섬뜩한 범죄 본능을 기회가 있을때마다 반사회적 행위로 표출시키고 자신의 본능에 충실하고, 과대망상적이며, 비윤리적, 비도덕적 행위에 대한 죄책감이나 양심의 가책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며,자신의 목적을 위해서 허구와 거짓으로 얼마든지 포장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 사이코패스는 정신병자인가?

정신과 전문의도 사이코패스는 치료보다는 교도소가 해결책이란 절망적인 말을 한다.



정신과의사가 정신병자로 간주되는 사이코패스의 치료를 포기한다는 것은 언뜻 납득되지 않는다.



하지만 사이코패스와 사이코(psychosis=정신병)의 차이를 알면 납득이 간다.



흔히 '미쳤다'는 뜻으로 사용되는 사이코는 생각이 지리멸렬하고 엉뚱한 행동을 하는 것이 특징이다.

근거 없이 '나를 미워한다'거나 '내 귀에 도청장치가 있다'라는 식의 주장을 한다.



또 가족의 죽음, 집안의 경사 등의 상황에서도 감정 표현이 없다.



이 모든 괴이한 행동의 원인은 어느 순간부터 뇌 기능이 고장나 병든 탓이다.



따라서 약물로 뇌 기능을 고쳐주면 생각과 행동이 정상으로 돌아온다.



전문가들은 사이코가 흉악 범죄를 잘 저지른다는 오해를 사는 이유는 신문 · 방송 · 영화 등에서 종종 그런 식으로 묘사되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보통의 정신병 환자는 겁이 많고 사람을 피해 혼자 있으려 하는 것이 특징이라는 것.



자연히 범죄율도 일반인보다 낮을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정신병자들도 범죄를 저지르기는 하지만 주로 타인이 자신을 해친다는 망상에 빠져 먼저 공격하자는 차원에서 일어나는 것이 보통이라고 말한다.



또 약물치료로 제정신이 돌아오면 죄책감에 시달리게 마련이다.



반면 사이코패스는 완전 범죄를 계획할 정도로 생각이 논리적이다.



그들과 대화하고 어울려도 이상한 점을 발견하긴 힘들다.



지능이 좋은 사이코패스는 목적 달성을 위해 얌전하고 이성적으로 행동할 줄도 안다.



그래서 주변의 신임을 잘 얻는다.



말 주변이 좋을 경우 능숙하게 남을 속인다.



반사회적 인격장애자 중에는 연쇄살인범보다는 반복적인 사기·폭력·강간·절도 등의 범죄자가 더 많다.

⊙ 사이코패스를 없애거나 예방하는 법

미국에서는 연쇄살인범의 90%, 전 인구 중 1%가 사이코패스일 가능성이 있다는 무서운 보고가 있을 정도다.



한마디로 학교로 따지면 2~3학급에 한 명씩 사이코패스가 있는 꼴이다.



그러나 크게 염려할 것은 없다.



전문가들은 사이코패스가 타고난 성향이라지만 발현되기는 쉽지 않다고 한다.



의학적으로 본다면 사이코패스는 반사회적 인격장애자로 타고난 심성이 고약하고 냉혹한 사람들인데 훈육을 잘 받으면 평생 이기적이고 이른바 못된 사람으로 살아가긴 하지만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사이코패스가 발생하는 것은 잘못된 교육도 한몫한다.



따라서 사이코패스를 예방하려면 우선 출생 후 도덕적 기준이 정립되는 12세 이전까지 싸움, 규칙위반, 도벽, 거짓말 등을 철저히 금하도록 교육시켜야 한다.



일단 성인으로 자란 반사회적 인격장애자는 고치기 힘들다.

본인이 혹시 사이코패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면?



사이코패스를 판정하는 방법도 있다.



경찰에서나 수사기관에서는 사이코패스 연구의 권위자인 캐나다의 심리학자 로버트 헤어 박사가 발명한 사이코패스 판정도구(PCL-R)로 사이코패스 여부를 검사하고 있다.



총 20가지 항목에 걸쳐 항목별로 응답하는 유형에 따라 0~2점을 부여한다.



2~3명의 전문가가 평균을 낸 점수로 판단을 하는데 범죄경력이 없는 평범한 사람들의 경우 5점 내외 일반적인 범죄자는 22점 정도, 사이코패스는 평균 30점 이상을 받는다고 한다.

임기훈 한국경제신문기자 shagg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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