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 대출한도를 줄이고 있다. 2일 금융계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병원을 운영 중인 의사에 대한 대출 한도를 5억원에서 4억원으로,개업 준비를 하는 의사에 대한 대출 한도는 3억원에서 2억원으로 각각 낮췄다.

한국씨티은행은 의사를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 상품인 '닥터론'의 대출한도를 5억원에서 3억5000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경기 악화로 최우량 고객군인 의사들에 대한 대출 한도 역시 줄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의사 신용대출 한도를 3억원에서 2억5000만원으로 떨어뜨렸다.

은행들은 지난해만 해도 의사만을 위한 대출 상품을 따로 만들거나 한도를 대폭 늘리는 등 유치 경쟁을 벌였다. 하지만 빚을 내 외형을 키운 병원들이 경기 부진으로 경영난을 겪는 사례가 늘어나자 대출을 축소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의 의사 신용대출 연체율은 작년 말 현재 0.8%로 전분기보다 0.2%포인트 뛰었다.

은행들은 의사 신용대출에 대한 가산 금리도 높이고 있다. 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양도성 예금증서(CD)에 붙는 가산금리를 1년 전 1.1~2.9%포인트에서 최근 1.6~3.3%포인트까지 높였다.

은행들은 변호사를 비롯한 다른 전문직이나 대기업 직원,공무원 대상 신용대출 한도를 줄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우량 기업에 다니는 직장인과 공무원을 위한 대출상품인 엘리트론 한도를 1억원에서 5000만원으로,변호사 등 전문직 대출 상품인 'TOPS전문직 우대론'의 한도를 3억원에서 2억5000만원으로 내렸다. 하나은행은 최고 2억5000만원인 개업 변호사 대출 한도의 축소를 검토하고 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