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고급 두뇌 키우고 학력 격차 줄이는데 큰도움”


반 “사교육 부채질 해 공교육은 뿌리째 흔들릴 것”



연세대가 올해 고등학교 1학년생이 입학하는 2012학년도 수시모집부터 종전의 본고사에 해당하는 국어 영어 수학 위주의 대학별 고사만으로 신입생을 선발하는 전형을 도입키로 한 것을 놓고 논란이 분분하다.



학생부 등의 성적에 관계 없이 독자적 시험인 대학별 고사의 점수만으로 학생을 뽑는 이른바 본고사 부활문제가 도마에 오른 것이다.



연세대 쪽에서는 "대학별 고사로 뽑는 학생은 전체 정원의 20~30% 정도이고,나머지는 수능과 학생부 성적 등으로 뽑기 때문에 학생들이 국어 영어 수학에만 치중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특히 "사교육비는 입시 방법과 무관하다"며 "본고사 실시가 사교육비 증가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전교조 쪽에서는 "정상적인 교육 과정을 거친 학생을 선발해 우수한 인재로 키우려는 노력은 하지 않은 채 초 · 중등 과정에서 학부모의 고혈을 짜내 사교육으로 훈련된 '시험형 학생'을 선발하려는 것"이라고 반발한다.



이명박 정부가 중산층의 고통은 모르쇠하고 고액의 사교육을 받을 수 있는 상위계층 소수 학생만을 위한 대입정책을 실시하겠다는 대국민 선전포고라고 주장한다.

연세대의 이번 발표로 본고사 · 고교등급제 · 기여입학제를 금지하는 이른바 3불 정책이 유명무실해질 수밖에 없게 됐다.



문제는 3불 폐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마당에 연세대가 본고사 도입 방침을 내놓은 게 과연 설득력이 있느냐는 점이다.



대입 본고사 부활의 타당성을 분석해본다.

⊙ 반대 측, "고교 교육과정 파행운영, 사교육 조장 등 부작용 유발"

대입 본고사 부활을 반대하는 쪽에서는 "본고사를 도입할 경우 교과서가 다루지 않는 범위에서 출제되기 때문에 고교 교육 과정이 파행 운영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학생들은 학교보다 사설학원에서 시험준비를 해야 하며, 이로 인해 공교육은 뿌리째 흔들릴 게 불을 보듯 뻔하다는 것이다.



본고사에 유리한 특목고나 자사고 입시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사교육 시장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고 우려한다.



학부모들의 과도한 사교육비 부담으로 인해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초래될 것이라는 얘기다.

이들은 또 "지난해 대학입시 업무가 대학교육협의회로 넘어가면서 대학입시의 주도권을 확보한 몇몇 대학들의 무분별한 공교육 파괴 행위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며 교육 당국은 공교육에 대한 기본정책의 결정권마저 대교협에 넘긴 것이 아님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한다.



3불 제도는 가혹한 입시경쟁 속에서도 1990년대 후반부터 그나마 우리 교육정책의 방향을 제시한 사회적 약속인 만큼 반드시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 찬성 측, "고급두뇌 양성과 학생 간 학력격차 해소에 크게 기여"

이에 대해 찬성하는 쪽에서는 "학생 선발권은 전적으로 대학의 자율권에 속한다"며 본고사 금지와 같은 정부의 규제정책은 학생 능력의 하향 평준화로 대학의 고급두뇌 선발을 통한 인재양성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본고사는 대학이 선택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일 뿐이며 선택하든 말든 그것은 전적으로 대학의 몫이라는 것이다.

고교평준화를 당장 철폐할 수도 없고,고교등급제를 전면 도입하기도 어려운 현실에서 본고사 실시는 지역간,학교간 엄연히 존재하는 학력 격차를 그나마 반영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주장한다.



그동안 기회평등이나 사교육 문제 같은 비본질적 부분만 신경쓰다 보니 학생의 학력 향상이라는 교육의 본령이 묻혀버렸다며 교육의 본질적 목표를 구현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추진돼야 한다는 논리다.



일각에서는 "아무리 이상적인 대입제도가 실시된다고 해도 사교육비 문제는 쉽게 근절되지 않는다"며 본고사가 부활하면 사교육비가 증가할 것이라고 주장도 설득력이 없다고 강조한다.

⊙ 교과과정 내 시험문제 출제 등 부작용 줄이는 대책 강구해야

그동안 평등주의에 입각한 교육정책이 교육의 기회를 확대하는 등 나름대로 역할을 해온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글로벌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평등이념에만 지나치게 집착하는 게 교육의 미래와 국가의 생존을 위해 과연 바람직한 지는 의문이다.



글로벌 경쟁시대에 언제까지 학생선발 방식을 둘러싼 논란으로 허송세월하고 있을 수는 없는 일 아닌가.

그런 점에서 우리 대학들도 이제는 선진국들처럼 학생 선발에 대한 자율적 권한을 행사하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라 할 만하다.



대학과 공교육을 살리기 위해서는 우리 교육정책이 '규제와 평준'에서 '자율과 경쟁'으로 하루빨리 전환돼야 한다는 뜻에 다름아니다.



다만 대학들은 본고사 부활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미리부터 관련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국어 · 영어 · 수학 중심의 과거 본고사 부활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대학별 고사를 고교 교과과정 내에서 출제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울러 한두 점 차이로 당락이 결판나는 방식의 선발제도가 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



학생선발 등 대학의 대입 업무 자율화에는 반드시 사회적 책임이 따른다는 점을 대학들은 깊이 새겨야 한다.

김경식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kimks5@hankyung.com


<용어풀이>

대입 본고사 : 과목별로 심화지식을 평가하는 시험으로,대학에서 자체적으로 실시하게 된다. 대학과 학과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으나 국어 영어 수학을 중심으로 지필고사를 실시하며 각과의 특성에 따라 논술 시험을 치루거나 과학과목을 추가할 수 있다. 주관식으로 실시되는 게 일반적이다.

교육 3불(不)제도 : 대학입시와 관련해 본고사 · 고교등급제 · 기여입학제 등 세 가지 제도를 금지하는 정책을 말한다. 고교등급제는 학교에 등급을 매겨 대입에서 점수로 반영하는 것으로,동일한 점수라도 특목고나 자립형 사립고에 더 높은 점수를 주기 위한 것이다. 기여입학제도란 대학에 돈을 주고 입학을 하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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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1월 23일자 보도 기사



연세대가 올해 고등학교 1학년생이 입학하는 2012학년도 입시부터 이전의 본고사에 해당하는 국어 영어 수학 위주의 대학별 고사만으로 신입생을 선발하는 전형을 도입한다.

연세대는 "대입 완전자율화가 이뤄지는 2012학년도 수시모집에 대학별 고사만을 100% 반영해 학생을 모집하는 전형을 도입한다"고 23일 밝혔다.

기존의 수시 모집에서는 논술 형태의 대학별 고사와 학생부,면접 점수 등을 합산해 학생을 선발했지만 2012학년도부터는 학생부 등의 성적에 관계 없이 독자적 시험인 대학별 고사의 점수만으로 학생을 뽑겠다는 것이다.

연세대는 전체 정원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수시모집에서 대학별 고사 전형으로 수시 정원의 40~60%를 뽑고,나머지를 학생부 성적(20~40%)과 입학사정관제(20%)로 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학별 고사에서 인문계는 언어와 영어 독해 및 수학1 범위의 수리 능력을 평가하는 논술로,자연계는 과학 및 영어 지문이 나오는 논술 및 수학 과목(수학1.2) 평가가 이뤄진다.



정시모집은 별도의 대학별 고사 없이 100% 수능성적으로만 선발한다.

대학별 고사는 국어 영어 수학 등 일부 과목에 국한된 교과지식을 묻고 풀이 과정 등을 요구하는 이전의 본고사 방식이어서 현 공교육 체제의 근간을 흔들 것이라는 지적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태규 입학처장은 그러나 "대학별 고사로 뽑는 학생은 전체 정원의 20~30% 정도이고,나머지는 수능,학생부 성적 등으로 뽑기 때문에 학생들이 국어 영어 수학에만 치중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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