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초 리뉴얼 공사를 마친 현대백화점 신촌점의 3층 영캐주얼 매장.젊은 여성들을 위한 캐주얼 의류 브랜드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는 사이로 의류와 전혀 상관 없는 두 매장이 나란히 자리잡고 있다. 두피케어 화장품숍 '르네 휘테르'와 네일케어숍."요즘 20~30대 여성들이 스트레스성 탈모에 관심이 많은 것을 반영해 쇼핑 중간에 잠깐씩 쉬어가는 공간으로 두피와 네일케어숍을 함께 구성했습니다. "(이혁 신촌점 판매기획팀장)'스파이스(spice) 매장'.각 층별로 상품군이 나눠지는 백화점에서 층별 컨셉트와는 전혀 다른 아이템을 취급하는 매장이다. 물론 타깃 고객층은 비슷하지만,동일한 상품만 이어지는 단조로움을 피해 매장의 활력을 불어 넣는 주는 '양념' 역할을 한다. 최근 백화점의 MD(상품 구성) 개편에서 한 축을 이루는 것도 스파이스 매장이다.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은 지난해 가을 MD 개편 때 영캐주얼 의류가 포진된 2층에 라네즈 스틸라 아이브로바 등 젊은 여성을 겨냥한 화장품 매장을 함께 마련했다. 이 백화점에서 화장품 매장이 1층을 벗어난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신형웅 잡화MD팀 과장은 "매장 개편 이후 단위 면적당 매출이 전년 동기간 같은 자리에 있던 의류 매장들보다 40%가량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 소공동 본점은 스파이스 매장의 '약발'이 먹히자 5층 남성 의류 코너에도 고급 문구용품숍 '오롬'과 남성화장품숍 '랩' 시리즈를 선보였다. 이번 봄 MD개편에서는 여성 의류 플로어에 모발케어숍과 핸드백 브랜드 매장을 입점시킬 계획이다.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은 현재 리뉴얼 공사 중인 지하 2층 캐주얼 의류 코너에 10~30대 남녀를 타깃으로 하는 시계와 MP3플레이어 매장 등을 집어넣을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에서는 본점 신관 4층과 강남점 2층 에스컬레이터 인근에 자리잡은 3.3㎡(1평) 남짓의 소형 매장인 '아프레미디'가 눈길을 끈다. 영캐주얼 매장 사이에 자리잡은 이곳에선 젊은 여성들이 선호하는 프랑스 고급 과자인 '마카롱'과 커피 등 각종 음료를 판매한다.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22%가량 증가했을 만큼 소비자들의 반응도 좋다. 신세계는 오는 3월 초 개점하는 부산 센텀시티점에도 '아프레미디'를 의류 매장 사이에 배치할 계획이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