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소비자들은 현대 · 기아자동차 노조가 결제해줘야 '씨드'를 살 수 있다. 소비자가 아니라 노조가 왕이다. "(아이디:tskim2002) "회사가 노조 눈치를 보느라 소비자가 원하는 차를 못 파는 건 주객전도다. "(아이디:boki3110)

기아자동차의 소형차 '씨드'가 프랑스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빌'로부터 최고 품질의 차로 선정된 지난 29일,네티즌들은 박수갈채 대신 불만들을 쏟아냈다. 자동차의 본고장 유럽에서 혼다 '시빅',아우디 'A3' 등 쟁쟁한 차들을 누르고 1위를 차지한 씨드를 정작 국내에선 탈 수 없기 때문이다.

슬로바키아 질리나의 기아차 공장에서 생산되는 씨드는 2006년 말 출시 후 2007년 12만3091대,2008년 16만3325대 등 지난해 말까지 유럽에서 총 28만9524대가 팔려나갔다. 연비와 디자인,성능이 뛰어난 데다 경기침체로 소형차 수요가 커진 덕분이다. 국내에 들여올 경우 상품성은 이미 검증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런데도 국내 소비자가 씨드를 구경조차 할 수 없는 이유는 뭘까.

현대 · 기아차가 내세우는 공식적인 이유는 국내 역수입시 발생하는 환율 및 관세 부담이다. 이현순 현대차 부회장은 얼마 전 "운송비와 관세 부가세 등으로 가격이 20% 이상 비싸지는 데다 현대차의 i30와 겹쳐서 힘들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노조의 강력한 반대다. 업계에 정통한 김필수 대림대학 자동차학과 교수는 "노조는 해외 생산 차종을 역수입하자고 하면 국내 생산 물량이 감소한다는 이유를,국내 공장에서 생산하자고 하면 업무량 가중과 혼류생산 물량재배치 부담을 들어 반대한다"고 말했다.

현대차 노사의 단체협약에 따르면 신차종 도입(41조),해외생산 차종 수입(42조),배치전환(43조) 등 경영 및 인사와 관련된 사항을 결정하려면 노조 동의를 구해야 한다. 도요타는 물론 강성 노조로 악명높은 GM에도 없는 '경영간섭 조항'이다. 우리는 "급변하는 소비자 요구를 재빨리 수용하는 회사만이 글로벌 경제위기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조준모 성균관대 교수)는 얘기에 아무 이의를 달지 않는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원하는 차를 타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의 바람을 저버리는 회사의 노조와 근로자들이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