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도입된 ELS(주가연계증권)는 첫해 발행규모 3조원 수준에서 2007년엔 25조원으로 8배가 넘는 폭발적인 성장을 했다. 단기간에 ELS 시장이 급성장한 원인은 낮은 시중금리를 바탕으로 주식시장 호황과 맞물려 안정적으로 높은 수익을 가져다 주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주가 급락으로 많은 투자자들이 큰 폭의 손실을 입으면서 작년 하반기부터는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천덕꾸러기로 전락하는 운명을 맞게 됐다.

과연 ELS는 더 이상 투자가치가 없는 것일까. 물론 아니다. ELS는 오랜 기간 동안 시황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으로 많은 투자자들이 자신의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는 주요 투자수단이다. 국내에서 극단적인 부침을 겪은 이유는 도입 초기 이후 지속된 주식시장의 상승으로 인해 위험도가 높은 구조에 대해 편중된 투자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ELS는 원금보장형 손실제한형 등 안정적인 구조의 상품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상승장에서 큰 수익을 가져다 주는 고수익추구 조기상환형으로 투자가 집중됐다. 주가가 투자기간 중 일정가격 이하로 하락한 적이 없으면 원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일부 투자자는 위험도가 낮은 고금리 채권으로까지 인식했다가 큰 손실을 입게 된 것이다.

현 시점에서 ELS에 투자하는 것은 어떨까. 위험 대비 수익성을 감안한다면 결론적으로 투자하기 좋은 시점이다. 수익률 측면에선 시중금리가 급락해 연 5% 수익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원금보장형 8% 내외,고수익 추구 조기상환형 20~40%의 수익률은 매력적이지 않을 수 없다.

위험도 측면에서는 조기상환형의 경우 현재 주가가 고점보다 40% 이상 낮아진 상황에서 40~50% 이상 추가 하락하지 않으면 고수익이 가능하다.

대부분의 ELS는 하락위험 관리가 중요한 상품이기 때문에 현재와 같이 주가가 상당폭 하락하고 박스권 내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될 때가 투자적기다. 물론 예상외로 글로벌 경기 침체가 더욱 가속화돼 주가가 다시 큰 폭으로 하락한다면 손실을 입을 수도 있기 때문에 본인의 투자성향과 전체 자산배분 관점에서 투자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ELS는 손실 위험 없이 고수익을 보장하는 공짜 점심(free lunch)도 아니고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어 기피해야 할 금융상품은 더더욱 아니다. 결국 핵심은 투자자들이 해당 상품의 특성과 위험도를 정확히 이해하고 시장상황을 감안한 투자전략 관점에서 접근하느냐가 성패를 좌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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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림=이번 주부터 홍성용 삼성증권 컨설팅지원팀장이 펀드클리닉을 연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