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 안착불구 가격파괴 영향 미진

대형할인점 주유소로는 처음으로 지난달 22일 문을 연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의 신세계 이마트 구성점 셀프주유소가 출범한 지 한 달을 갓 넘겼다.

이마트 구성점 주유소는 가격 파괴 바람을 일으키며 성공적으로 안착하긴 했다.

하지만, 주변 주유소들과 가격 경쟁을 벌이며 이 지역의 석유제품가격을 크게 끌어내릴 것이라는 애초 기대와는 조금은 거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가격 측면에서는 크게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되기 때문이다.

29일 석유공사의 주유소종합정보시스템 오피넷(www.opinet.co.kr)을 보면, 28일 현재 용인시 기흥구에서 이마트 주유소보다 휘발유 가격이 싼 곳은 셀프 주유 방식으로 운영되는 동탄자연주유소 단 한 군데에 불과했다.

이날 이마트 주유소에서 판 휘발유는 리터당 1천358원인데 반해, 동탄자연주유소는 리터당 1천339원에 휘발유를 팔았다.

리터당 19원이 싼 셈이다.

하지만, 경유는 이마트 주유소가 더 저렴했다.

이마트 주유소의 경유가격은 리터당 1천258원이었지만, 동탄자연주유소의 경유 값은 리터당 1천279원으로 리터당 21원이 더 비쌌다.

다음으로, 역시 셀프 주유 방식의 ㈜소모석유민속촌주유소가 휘발유를 리터당 1천359원에 팔아 리터당 1원 차이로 이마트 주유소의 뒤를 이어 싼 값에 휘발유를 판매했다.

나머지 이 지역의 다른 주유소들은 이마트 주유소보다 비교적 비싼 가격에 휘발유와 경유를 팔았다.

이처럼 이마트 주유소가 가격 경쟁을 촉발하면 이에 뒤질세라 주변 주유소들이 가격 파괴 대열에 합류할 것이라는 애초 예상과는 다른 현상을 보이는 데 대해 주변 주유소들이 처음부터 가격 경쟁을 포기하고 다른 서비스 부문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대응한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마트 주유소의 석유제품 판매가격이 이 지역의 다른 주유소들이 정유사들로부터 공급받는 기름 값보다 싼 상황에서 가격 경쟁 자체가 불가능한 탓에 섣불리 가격 인하 경쟁에 뛰어들지 못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마트 주유소와 가격으로 승부를 걸 수 없는 만큼, 판매량이 줄더라도 적정 가격정책을 유지해 적정 판매 이윤을 남기되, 사은품과 무료 세차 등 소비자서비스를 강화해 기존의 고정 고객 붙들기에 주력하고 있다는 게 주유소업계의 판단이다.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sh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