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고급 버스로 일본시장 공략에 나선다. 승용차 판매 부진을 버스와 같은 틈새시장 확대로 만회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다음 달 5일 도쿄에서 신차발표회를 열어 고급 버스인 '유니버스'(사진)를 정식 출시하기로 했다. 현대차가 일본 버스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니버스는 2007년 도쿄 모터쇼에서 처음 선보였으며,그동안 후지산 등 해발 2000m 이상 산악도로에서 반복 주행시험을 거쳤다.

현대차는 일본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운전석 위치를 오른쪽으로 바꾸고 편의시설을 보강한 수출형 버스를 최근 전주공장에서 생산하기 시작했다. 회사 관계자는 "유니버스가 수입 대형버스로는 처음으로 일본의 각종 배출가스 규제 등을 충족시켜 현지에 진출하게 됐다"며 "주행가능 거리 100만㎞ 이상의 내구성과 높은 연비 등으로 큰 인기를 얻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현대차는 유니버스가 가격 및 품질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원화에 대한 엔화 가치가 급등한 지금이 시장 확대에 적기라는 판단이다. 유니버스는 국내에선 대당 1억3300만~1억5800만원에 팔리고 있다.

유니버스가 일본에서 잘 팔리면 골치를 앓고 있는 전주공장 재고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현대차는 일본 판매 추이를 지켜본 후 영국 프랑스 등 유럽시장에도 유니버스를 수출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일본 내 승용차 판매 부진을 고급 버스수출로 만회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국내에서 일본에 자동차를 수출하는 유일한 업체지만 작년 대일 수출량은 전년 대비 42.7% 급감한 414대에 불과했다.

반면 렉서스 등 일본 브랜드는 작년 한국에서 총 2만1912대의 승용차를 판매,수입차 시장 점유율 35.5%를 기록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2001년 일본시장 진출 후 승용차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게 사실"이라며 "버스와 같은 틈새시장부터 넓혀나가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했다"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