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를 이끌 차기 회장으로 정준양 포스코건설 사장이 내정됐다. 전임 회장이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한 채 물러나면서 그 배경을 두고 설왕설래가 많았지만 추천위원회에서 포스코를 잘 아는 내부인사가 새 회장 후보로 추천된 것은 잘된 일이다. 회장 교체에 따른 어수선한 조직 내 분위기를 하루빨리 추스려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인한 철강산업의 위기 극복에 나서야 하는 것은 이제 그의 몫이다. 사실 지금 포스코는 그 어느 때보다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환경에 직면하고 있다. 차기 회장 앞에 놓인 과제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란 얘기다. 당장 국제적 금융위기가 예상을 뛰어넘는 실물경제 침체로 이어지면서 자동차 등 대부분의 산업들이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고, 철강산업 또한 예외가 아니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철강회사들의 감산이 잇따르고 있고 우리 역시 마찬가지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벌써부터 이번 위기에서 살아남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전 세계 산업이 재편될 것이란 얘기가 무성하다. 경영 효율화 등 생존을 위해할 수 있는 모든 비상한 대응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안될 시점이다.

위기 이후를 내다보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는 노력도 절실하다. 포스코로서는 특히 기후변화에 대한 대비를 서둘러야 한다. 포스코가 에너지 효율성 측면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지만 막상 우리나라가 온실가스 감축의무국에 들어갈 경우 경쟁환경은 지금과 사뭇 달라질 게 분명하다. 이미 전 세계는 그린경쟁에 돌입하고 있다. 포스코의 주력은 철강이지만 친환경 등에서 경쟁력을 크게 높이지 않으면 안될 절박한 상황인 것이다.

이와 함께 포스코가 더 이상 외풍에 시달리지 않도록 지배구조를 정착시키고 안정적인 경영 리더십을 구축하는 것 또한 빼놓을 수 없는 과제다. 사실 이번 회장 교체에서 보듯 포스코가 민영화됐음에도 정치적 외풍에 시달리는 것은 전과 크게 다를 바 없다. 여기에는 우리 사회의 후진적인 기업환경 탓이 훨씬 더 크다고 보지만 포스코 스스로는 과거 공기업의 때를 완전히 지우는 조직혁신, 경영혁신 등 뼈를 깎는 노력으로 이를 극복해 나가지 않으면 안된다. 포스코와 차기 회장에 거는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