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성훈 성림교구 사장은 오는 5월 현재 공장의 3배가 넘는 규모인 양주시 광석면 비암리 공장으로 이전할 꿈에 부풀어 있다. 새 공장 입주를 계기로 향후 10년간 디자인과 아이디어를 가미해 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을 내놓고 학교 책걸상 시장에서 누구나 알아주는 브랜드 파워를 쌓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류 사장은 "재작년과 지난해엔 교육 당국에서 낡은 책걸상을 대거 교체해 매출 신장에 어려움이 없었지만 올해는 힘든 한 해가 될 것 같다"며 "현상을 유지하면서 기술을 축적하고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나서 2010년 이후 도래할 기회에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류 사장은 3월께 디자인과 인체공학 기술을 전공한 2명의 연구개발(R&D) 직원을 채용해 다른 회사와 차별화된 제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예컨대 무선 인터넷이 되고 USB를 꽂을 수 있는 책상,서로 이어붙이면 원형을 이뤄 마주 보고 수업할 수 있도록 고안된 사다리꼴 모양의 책상 등이 그것이다. 수익성이 높은 교실 인테리어 사업과 전자 칠판 등 고부가가치 제품 유통 사업에도 연내 진출할 방침이다.

제작 기술을 향상시키고 체계화된 경영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중 · 장기적 과제다. 성림교구가 연간 9만 세트의 책걸상을 만들며 업계 2위에 있지만 업계 수위인 캠퍼스라인에 비한다면 기술과 경영에서 크게 뒤처져 있다는 것을 류 사장은 잘 안다. 1위 업체처럼 레이저로 철재를 가공하면 정밀도가 올라가고 장차 고급 철재가구까지 제작할 기반이 마련되지만 자금이 부족한 실정이다. 류 사장은 "지금처럼 사장이 수주부터 디자인,생산,판매,애프터서비스까지 챙기는 시스템으로는 회사 성장에 한계가 있다"며 "유능한 인재를 양성하고 회사를 조직화해야 하는데 중소기업이라는 여건 때문에 현실은 그렇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진취적인 기업인들로부터 조언을 듣고 다른 업종의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 2세들과 교류하며 교사나 공무원으로부터 아이디어를 얻는 등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그렇지만 아직 사업 경험이 적어 계약이나 협상에서 손해 본 적도 적지 않다. 나이 어린 류 사장을 이용하려는 사람도 종종 나타난다. 류 사장은 "훌륭한 경영 멘토를 만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며 "2010년 1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경영다운 경영을 해 보려는 욕심에 항상 마음이 급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