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최신 유행 상품을 구매하는 '신상' 대신 저렴한 상품으로 자신을 꾸미는 리세셔니스타(recessionista)가 떠오르고 있다. 경기 침체(recession)와 패셔니스타(fashionista)의 합성어로 올해 새롭게 등장한 신조어다.

합리적 소비를 추구하는 리세셔니스타,어릴 때부터 디지털 기기와 인터넷을 다루는 데 익숙한 D세대,적극적으로 정보를 습득하고 소통하는 디지털 호모나랜스 등 수많은 소비자를 표현하는 신조어가 매년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올해 예상되는 새로운 소비층을 보면 사회 흐름뿐 아니라 마케팅 플랜 등 비즈니스 포인트를 잡는 데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자연스레 관심을 갖게 된다.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들은 예상치 못한 모습으로 등장하기도 하고,우리가 미처 파악하기도 전에 사라지기도 한다. 이처럼 고객들은 매우 빠르게 움직이기 때문에 잠재적 니즈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고객과 함께 호흡해야 한다. 이제 과거의 소비자를 분석하고 오늘의 고객을 규정하는 일보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먼저 고민하고 예측해 내일의 고객을 만나는 일이 더 중요하다.

요즘은 온라인 쇼핑으로 옷이나 잡화를 사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창업 초기만 해도 패션 상품을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고 했을 때,과연 소비자들이 입어 보지 않고도 제품을 살 것인가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농 · 수산물 시장도 마찬가지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새우나 전복 등 신선 식품을 온라인에서 구매한다는 것은 생각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신선도가 유지되는 빠른 배송 시스템과 포장 기술의 발달로 온라인 장보기는 이제 젊은 소비자들에게 일상적인 일이 됐다. 변화하는 시장 상황과 고객의 니즈를 발빠르게 파악하지 못했다면 아직도 레드 오션 속에서 헤매고 있을지 모를 일이다.

글로벌 시대,새로운 소비자와 성장 동력을 찾는 일은 더 중요해지고 있다. 얼마 전 싱가포르 사업을 담당하는 직원들과 웹 사이트 운영 건으로 미팅을 한 적이 있다. 주력 분야를 논의하던 중 한 직원이 현재까지의 소비 경향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싱가포르 역시 패션 쪽에 집중해야 한다고 단언해 장시간 열띤 토의를 한 적이 있다. 새 시장에서 새로운 소비자를 만나며 기존 데이터에 집착하다 보면 빠르게 변화하는 고객과 단절될 수 있는 위험이 있고,새로운 가능성을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요즘 고객은 연령과 성별이 같아도 관심과 취향이 매우 다양하고 동적이다. 따라서 과거의 성공과 데이터에 근거해 고객을 규정 지어 스스로 한계를 만들 필요는 없다. 고객과의 공감 및 상상력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 내고,고객이 기대하는 것 이상을 제공하는 것이 마케팅과 사업의 핵심이 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