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과 슬픔의 '앙코르 문명'…역사는 인간에게 겸손을 말한다
[생글교사 캄보디아 연수] 캄보디아 연수를 다녀와서…
1970년대에 일어난 크메르 내전의 상흔(傷痕)은 우리들의 가슴을 또 한번 찡하게 했다.

죄 없이 이데올로기의 희생양이 된 200만명의 목숨들,죽지 않으려고 별의별 짓을 다했을 초라한 인간의 자존심 등을 생각할 때 이 나라 사람들이 더욱 측은해진다.

50여년 전 우리들이 겪었던 일들의 기억을 되살려 주는 캄보디아이기에 우린 결코 이 나라 사람들에게 교만할 수 없다.

불과 40여년 만에 캄보디아를 벗어난 한국.우리 민족의 우수성과 강력한 지도자의 리더십은 그야말로 '한강의 기적'을 이뤄 우리 한국인에게 자긍심과 애국심을 고취시켰다.

서양인들의 거만한 자긍심이 그러하듯,민족에 대한 자긍심과 국가에 대한 애국심의 원천은 다름 아닌 국부(國富)라는 것을 외국을 다녀본 사람들은 확실하게 깨닫게 된다.

가난한 민족은 자긍심은 있으되 감춰질 수밖에 없고 국가에 대한 애국심은 있으되 원망에 묻힐 수밖에 없으니 스스로 초라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캄보디아는 아직도 가난할 수밖에 없단다.

이 가난한 나라에서 빈부의 격차는 권력가들의 부정부패로 더욱 심해져 국민들은 신발 하나 변변히 신지 못하지만 귀족과 권력을 쥔 군부들은 상상도 못하는 사치를 하는 나라란다.

이런 나라에 어찌 밝은 미래가 있겠는가?

다행히 우리 한국은 진작 이런 과정을 겪고 맑고 투명한 사회로 우일신(又日新)하고 있으니 우리는 희망을 가져야 한다.

한편 캄보디아의 미래도 영원히 어둡지만은 않다는 것을 해맑은 웃음을 짓는 어린아이들의 눈망울에서 볼 수 있었다.

어느 시인의 시구처럼 앞니 빠진 아이들의 죄 하나 없는 맑은 모습,영리한 듯 빛나는 눈동자,아이들은 나이 먹은 캄보디안과는 차별되는 활달함이 있었으며 우리가 방문한 10 January High School의 학생들은 무엇이든 배우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었다.

캄보디아도 앙코르 와트 시대를 개척한 수리야바르만 2세 같은 위대한 지도자가 다시금 출현하여 교육입국(敎育立國)의 기틀을 마련하고 이 어린 아이들을 문명개화시킨다면 30년 뒤쯤엔 분명 잘사는 나라가 되리라 짐작할 수 있었다.

아름답고 광활한 자연환경, 1년 내내 활발히 활동이 가능한 기후 조건, 하고자 하는 의지만 있다면 굶어죽지는 않을 천혜의 국토를 가진 나라 캄보디아.

본받아라. 우리 한국인의 근면함을, 그리고 교육열을…….

키워라. 스스로의 의지를,그리고 창의력을…….

김정수 구미고등학교 교사 sure-kim@han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