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선설(性善說)에 기초한 왕도정치

⊙ 남을 돕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단지 저 아이를 구해야겠다는 생각밖에는 아무 생각도 없었어요."

지하철 선로에 떨어진 아이를 구한 고등학생의 말이다.

이 학생은 아이를 구해서 사람들의 칭찬을 듣거나 어떤 이익을 바란 것이 아니었다.

위험에 처한 사람을 구한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 순간 마음의 울림으로 저절로 행동하였다고 한다.

자신의 목숨이 위험할지도 모르는 순간에도 사람들을 움직이게 하는 이 힘은 과연 무엇일까?

"어린애가 우물에 빠지는 것을 보면 사람은 누구나 다 측은한 마음을 가지고 달려가서 구해 준다.

그 구해 주는 것이 반드시 자기의 어린애라서 그런 것도 아니요,그 애를 구해줌으로 해서 무슨 이득이 생긴다고 그런 것도 아니다.

자기와는 아무 관계 없으면서도 구해 주려고 한다.

그것은 그저 자기 마음속에 저절로 움직이는 정감에 따라서 행동하는 것뿐이다.

이런 마음을 맹자는 측은지심(惻隱之心)이라 하며 그것을 '인지단'(仁之端)이라 하였다."

☞기출논제 : 남을 돕고자 하는 데에는 여러 동기가 있다. 「맹자」에 근거하여 그 동기를 설명하시오. (08 중앙대 수시2-1)

누구나 위험에 빠진 사람을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맹자는 선한 행위를 할 수 있는 실마리(端緖)가 마음에 이미 갖춰져 있기 때문에 남을 돕는다고 생각했다.

불쌍하게 여기는 마음(惻隱之心),부끄러워하는 마음(羞惡之心),겸손하게 사양하는 마음(辭讓之心),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마음(是非之心)은 누구에게나 있다.

이 사단(四端)을 수양을 통해 잘 완성시킨 것이 인의예지(仁義禮智)의 사덕(四德)이다.

⊙ 인간의 본성은 선한가 악한가?

[실전 고전읽기] ④ 맹자의「맹자(孟子)」
고자(告子)가 말했다.


"사람의 본성은 소용돌이치는 물과 같아서 동쪽으로 터놓으면 동쪽으로 흐르고,서쪽으로 터놓으면 서쪽으로 흐를 것이니,사람의 본성이 착하고 착하지 아니함에 구분이 없는 것은 마치 물이 동쪽과 서쪽의 구분이 없는 것과 같다."

맹자(孟子)가 말했다.


"물은 진실로 동쪽과 서쪽의 구분은 없지만 위와 아래의 구분도 없는가?

인간 본성의 착함은 물이 아래로 흐름과 같다.

사람은 악한 사람이 없고,물은 낮은 데로 흘러가지 않는 것이 없다."

☞기출논제 : 인간의 본성에 대한 고자(告子)와 맹자(孟子)의 이해를 요약하고,인간 이해의 대립되는 두 관점 중 하나를 자신의 관점으로 택해 그 반대되는 관점의 주장을 비판하여 보시오. (08 덕성여대 논술모의고사)

고자는 본성을 소용돌이치는 물에 비유했다.

이 물은 원래 방향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인위적으로 방향을 터주는 쪽으로 흐른다.

마찬가지로 인간의 본성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며 후천적 요인에 의해 선할 수도 있고 악할 수도 있다(性無善惡說).

맹자는 물이 비록 동서의 구분은 없지만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경향이 있음을 들어 고자를 반박했다.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선한 성품을 갖고 태어난다(性善說).

그러나 인간의 본성이 선하더라도 정욕이나 환경에 의해 악행을 저지를 수도 있다.

따라서 선한 본성을 유지하려면 인(仁)과 의(義)를 기본으로 수양을 해야 한다.

인(仁)이란 포용적이고 내재적 사랑을 의미한다면 의(義)는 옳고 그름은 구분하는 사회 정의를 말한다.

맹자는 공자가 살았던 춘추시대보다 더 혼란한 전국시대를 살았다.

맹자는 사회 혼란은 극복하려면 개인의 도덕성 회복보다는 의로서 사회질서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하여 인보다 의를 더욱 강조하였다.

⊙ 경제안정 없이 도덕질서 없다

"항산(恒産 일정한 생업)이 없어도 항심(恒心 늘 지니고 있는 올바른 마음)을 가지는 자는 오직 선비라야 할 수 있지만,만일 백성에게 항산이 없으면 항심이 없게 되니,진실로 항심이 없으면 방탕하고 편벽되고 사특하고 사치스럽게 되어 못할 일이 없습니다.

죄악에 빠진 다음에 쫓아가 벌주는 것은 백성을 그물로 쳐서 잡는 것과 같으니,인정(仁政)을 베풀고자 하는 임금이 어찌 그물을 쳐서 백성을 잡는 일을 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므로 훌륭한 임금은 백성의 항산을 제정하되 반드시 위로는 부모를 섬길 수 있게 하고,아래로는 처자를 부양할 수 있게 하여 풍년에는 종신토록 배부르게 먹고 흉년에는 굶어 죽지 않게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한 다음에 백성들을 선(善)으로 몰아가므로 백성들이 거기에 따르기가 또한 쉬운 것입니다."

☞기출논제 : 「맹자」를 참조하여 인간의 삶과 물질적 조건의 관계에 대하여 논술하라. (99 고려대 모의논술)

맹자에 따르면 생계형 범죄를 저지른 장발장을 처벌하는 것은 옳지 않다.

먹고 사는 것이 안정되지 않으면 마음의 안정도 없기 때문이다.

선비만이 이를 극복할 수 있으므로 백성들에게 배고픔을 참고 예를 좇으라는 것은 무리이다.

훌륭한 임금은 백성들에게 안정된 생업을 보장해 주어야 하며 이것이 정치의 근본이다.

물질적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사회 혼란이 발생하고 정치적 억압도 가중된다.

사회복지나 문화에 대한 관심,윤리적 삶은 인간의 삶에서 물질적 조건이 충족될 때 가능하다.

⊙ 왕도정치냐 민주정치냐?

맹자가 양혜왕(梁惠王)을 만났는데 왕이 "노인께서 천리를 멀다 않고 오셨으니,장차 내 나라를 이롭게 함이 있겠습니까?"하자,맹자는 "왕께서는 하필 이익(利益)만 말씀하십니까? 또한 인의(仁義)가 있을 뿐입니다.

왕께서 어떻게 하면 내 나라를 이롭게 할까 하면,대부(大夫)는 어떻게 하면 내 집안을 이롭게 할까 하고,선비와 백성들은 어떻게 하면 내 자신을 이롭게 할까 할 것입니다. ……

인(仁)이 있으면서 자기 부모를 버리는 자 없고,의(義)가 있으면서 그 임금을 배반하는 자 없습니다.

왕께서는 다만 인의를 말씀하실 뿐이지 하필이면 이익만 말씀하십니까?" 하고 대답하였다.

☞기출논제 : 「맹자」의 왕도정치(王道政治) 사상을 참조하여,현재의 시민 사회가 지향해야 할 사회는 어떤 사회인지 밝히고,그런 사회를 구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은 무엇인지 논술하시오. (05 동국대 수시1),(유사기출 : 05 성균관대 수시1,04 연세대 정시 자연,04 서강대 3차 모의논술)

왕도정치(王道政治)는 어진 임금이 백성을 친자식처럼 사랑하여(愛民) 덕으로 다스리는 정치(德治)이며 인정(仁政)이라고도 표현한다.

맹자는 경제적 이익에만 관심을 두는 통치자에게 인의(仁義)라는 도덕적 책무가 더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맹자는 당시의 위기를 인간의 이익추구에 대한 욕망에 있다고 보았다.

왕도정치와 대비되는 패도정치(覇道政治)는 무력을 사용하여 백성들을 굴복시키는 정치이다.

왕이 강제적 힘으로 백성을 다스린다면 백성들은 마음으로 복종하지 않고 힘이 부족해서 마지못해 따라갈 뿐이다.

왕도정치에서는 강제적인 법집행보다는 도덕감과 배려에 의해 질서가 유지된다.

맹자는 인간이 남의 고통을 외면하지 못하는 선한 마음이 있기에 그 마음을 넓혀 가면 충분히 왕도정치에 이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왕도정치의 근본은 우선 백성의 생계를 마련해 주고,그 다음 백성들에게 인륜을 교육시켜 올바른 길로 이끄는 것이다.

왕이 어진 마음으로 정치를 한다면 천하의 백성들이 자진해서 모여들게 되고 천하의 왕 노릇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맹자의 생각이다.

☞ 기출논제 : 맹자는 정전제(井田制),조세 경감 등을 통해 민생을 안정시키고 홀아비,과부,자식 없는 노인,고아 들을 잘 돌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맹자」를 논거로 하여 '국가 정의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 논술하라. (04 서강대 3차 모의논술)

이은희 한경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polaris113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