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5~6대를 넘어 100년 이상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허용삼 한국수출포장공업 사장은 "어떤 돌발 상황이 오더라도 최후까지 회사 간판을 내리지 않는 것을 경영 모토로 삼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내실 경영을 통해 영속적이고 지속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회사로 키우겠다는 것이 허 사장의 꿈이다. 이를 위해 아들인 허정훈 부사장과 함께 100년 가업 기틀 다지기에 정성을 쏟고 있다.

허 사장은 글로벌 경제위기에 대비해 지난해 선제적인 조치를 취했다. 20명이던 영업 직원을 30명으로 늘리는 등 영업 조직을 대폭 강화한 것.그는 "포장박스 사업은 수주가 관건이므로 영업력이 매우 중요하다"며 "올해 증원된 인력을 바탕으로 신규 거래선을 확충해 불황을 극복하겠다"고 말했다.

여기에 허 부사장도 적극 동참 중이다. 젊은 핵심 인력을 중심으로 별동대인 전략기획실을 구성해 조직력 강화,생산성 향상,원가 절감,설비 자동화 및 전산화 등 사업 전반을 이끌고 있다. 사내 컨설턴트를 두고 자체 컨설팅까지 벌일 정도다.

한국수출포장공업이 위기 때 오히려 도약을 추진할 수 있게 된 데는 그동안 '생존이 우선'이란 경영철학으로 인해 회사의 기초 체력이 튼튼해졌기 때문이다.

투자에 관한 허 사장의 방침은 명확하다. 투자는 과감하게 하되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넌다는 심정으로 신중하게 계획을 수립하라는 것.이에 따라 현재 공장 증설을 검토 중인 허 부사장에게 "어떤 상황에서도 철저하게 검토한 후 결정해야 한다. 투자 계획은 부채 비율이 50% 미만일 때 짜고 투자 완료 시점에는 부채 비율이 100%를 절대 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수시로 강조한다.

허 사장은 검소,정직,원칙을 철저히 준수한다. 그는 20여년째 매일 아침 6시 택시를 타고 회사에 출근하고 있다. 지방 공장에 갈 때도 가급적 버스나 기차 등 대중 교통을 이용한다. 허 사장은 4~5년 내 허 부사장에게 대표이사직을 넘겨 줄 계획이다. 그는 "아들이 한 명인 것이 다소 아쉽다"며 "외국에 사는 남동생과 함께 회사를 운영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 그러지 못해 마음이 아프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허 사장은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단천에서 학교를 운영했다"며 "통일이 되면 사재를 털어 고향에 학교를 세우겠다는 꿈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허 사장은 샘표식품 박승복 회장(함흥)과 함께 함경남도 행정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