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의 라세티 프리미어는 일반적인 '준중형' 모델보다 차체가 컸다. GM대우가 중형급 준중형을 표방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차체는 동급 최대로 길이(전장)는 4600㎜,전폭(너비)은 1790㎜에 달한다. 경쟁 차종인 현대자동차 아반떼,기아자동차 포르테보다 길이가 각각 9.5㎝,7㎝ 길다. 외부 디자인에서는 휠 하우징(바퀴를 덮는 차체부분)이 눈에 띄었다. 돌출되도록 설계돼 차체의 안정감과 측면 볼륨감을 높여줬다.

차에 올라 타 실내를 둘러봤다. 센터페시아(오디오가 있는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공간)를 중심으로 한 운전석과 조수석이 비행기 조종석을 연상시켰다. 시트는 등받이 좌우 부분이 올라와 급격한 코너링에서도 몸을 단단하게 잡아주도록 설계됐다.

시동을 걸기 위해 키를 꽂을 필요는 없었다. 요즘 신차들이 속속 채택하는 버튼시동 스마트키 시스템이 탑재된 덕분이다. 시동이 걸렸는데도 조용한 느낌을 줬다. 이 차의 에코텍Ⅲ 엔진은 진동과 소음이 적도록 GM이 설계했다고 한다. 단단한 서스펜션으로 인해 급출발과 정지에도 흔들림이 별로 없었고 차체 자세제어장치는 고속에서의 급회전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도록 도왔다.

동급 최초로 장착된 첨단 하이드로매틱 6단 자동변속기도 변속 충격이 없이 편안하게 주행할 수 있도록 했다. 저속에서는 경쾌하게 나가는 느낌이 좋았다. 하지만 액셀을 강하게 밟아 고속 구간에 접어들면 엔진소음이 커지는 것은 단점이었다. 동급 최대 크기지만 배기량이 1600㏄에 불과해 나타나는 현상이다. 오디오 기능도 우수했다. 6개의 CD를 넣을 수 있다. 속도를 높이면 저절로 볼륨이 높아지는 속도감응형 시스템을 적용한 점도 좋았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