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국내외 증시 급락에 사흘째 상승세를 이어가며 1380원대로 올라서고 있다.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20분 현재 전날보다 8.5원이 오른 1383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금융주의 불안으로 미국 증시가 폭락하면서 개장과 동시에 상승쪽으로 무게를 실었다. 개장가는 전날보다 0.5원 오른 1375원. 이후 원달러 환율은 역외에서 쏟아져 나오는 매수세와 종합주가지수 급락에 상승폭을 확대해 1380원대로 올라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종합주가지수는 오전 9시20분 현재 전날보다 33.26p 급락한 1093.55를 기록하고 있으며 코스닥지수도 전날보다 9.79p 하락한 348.40을 나타내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국내 증시에서 148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 환율 상승에 무게를 싣고 있다.

앞서 밤사이 열린 미국 증시는 버락 오바마가 미 44대 대통령 취임에도 금융주의 불안으로 폭락했다. 역대 대통령 취임식 날 가운데 사상 최대폭으로 하락한 이날 다우지수는 8000선이 붕괴, 332.13p(4.01%) 떨어진 7949.09를 기록했다. 또 나스닥 종합지수는 88.47p(5.78%) 하락한 1440.86으로 마감했고, S&P 500지수는 44.90p(5.28%) 내린 805.22를 기록했다.

이날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연설에서 미국 경제는 과감하고 신속한 행동을 필요하고 있다며 경기부양책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에 대한 우려에 금융주가 굴러떨어졌다.

간밤의 미국 뉴욕 역외선물환 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60원대에 마감됐다. 원달러 환율은 1개월물 기준으로 직전일 종가보다 10원 정도 높은 1372/1375원에 호가를 출발했으나 장중 1360원대로 밀려났고 최종 호가도 1365/1368원을 기록했다.
이는 직전일 종가인 1363원보다는 조금 높은 수준이지만 전일 서울장 종가인 1374.50원보다 낮은 수준이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미국 증시가 급락한데 이어 종합주가지수가 개장과 동시에 3% 이상 빠지면서 환율 상승을 이끌고 있다"며 "장중 종합주가지수의 추가 하락 여부와 수급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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