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반도체.철강.화학 관찰대상

111개 건설 및 조선업체를 대상으로 한 1차 신용위험평가 결과가 20일 발표됨에 따라 기업 구조조정이 첫 발을 뗐다.

금융당국은 나머지 건설 및 조선업체를 대상으로 다음 달부터 2차 신용위험평가를 실시할 계획이며 자동차와 반도체, 화학, 해운 등 다른 업종에서도 부실이 발생할 경우 채권단 중심의 구조조정을 확대할 방침이다.

◇ 건설.조선 구조조정 지속 추진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신용공여액 500억 원 이상이거나 주채권은행의 신용공여액 50억 원 이상인 300여 개 건설사 중 시공능력 상위 100위권에 속하는 91개 업체, 50여 개 조선사 중 경영난을 겪고 있는 19개 업체를 대상으로 이번에 각각 1차 평가를 실시했다.

111개 건설.조선사 중 11개 건설사와 3개 조선사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대상인 C등급으로 확정됐으며 1개 건설사와 1개 조선사가 퇴출대상인 D등급으로 분류됐다.

금융당국은 나머지 건설 및 조선사를 대상으로 2차 신용위험평가를 이르면 다음 달부터 실시할 계획이다.

1차 평가대상 기업에 비해 2차 평가대상은 기업규모가 작아 다른 평가기준이 적용될 예정이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신용위험평가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새로 구성해 비교적 규모가 작은 건설 및 조선사를 대상으로 평가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채권단은 이번 A(정상) 혹은 B(일시적 유동성 부족) 등급으로 분류된 기업이라도 신규자금 지원이 필요한 곳은 작년 말 재무제표가 나오는 시점에서 다시 한번 신용위험을 평가할 예정이다.

1차 평가에서 건설업체는 작년 9월 말 기준, 조선업체는 2007년 말 혹은 작년 9월 말 기준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평가를 받았는데 작년 말 기준으로 재무건전성이 악화됐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김종창 금융감독원장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번에 양호한 등급을 받은 기업이 신규 자금을 요청하거나 요청이 예상되면 외부전문기관 실사를 거쳐 지원 여부와 규모를 확정할 예정"이라며 "필요한 경우에는 2008년도 결산 확정 이후 신용위험을 재평가해 추가적인 구조조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다른 업종으로 구조조정 확산
금융당국은 조선과 건설 외에 다른 업종에도 부실이 발생하면 과감하게 구조조정을 실시할 방침이다.

김 원장은 "건설.조선업 이외의 산업과 개별 대기업.그룹도 유동성 상황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을 강화해 부실 징후를 조기에 차단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업황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 자동차 부품업체와 반도체, 철강, 석유화학, 해운 등을 부실 가능성이 있는 업종으로 꼽고 있다.

자동차는 전세계적으로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고 국내에선 쌍용차가 법정관리를 신청한 상태다.

반도체의 경우 세계 굴지업체인 하이닉스가 유동성 위기에 몰려 작년 말 채권단으로부터 8천억 원의 신규자금을 지원 받기로 했고 철강업종에선 중견업체인 동국제강이 산업은행으로부터 2천억 원의 유동성 공급을 받았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기업 구조조정의 폭과 깊이는 정책의지와 경기 하강 속도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며 "신임 경제팀은 외환위기 경험을 가지고 있어 구조조정 의지가 강할 것으로 보이고 경기 하강 역시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 구조조정이 신속하게 추진될 경우 금융권 구조조정의 속도도 빨라질 수 있다.

이경수 토러스증권 연구원은 "기업 구조조정 확산에 따른 금융기관 부실 확대로 산업과 금융의 복합 구조조정이 진행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자료를 보면 이번 16개 조선 및 건설업체의 구조조정에 따른 금융권 손실규모는 2조2천300억 원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은행권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작년 9월 말 기준 10.86%에서 10.70%로 평균 0.16%포인트 떨어지는데 그쳤지만 저축은행의 경우 작년 6월 말 기준 9.10%에서 8.70%로 평균 0.40%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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