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적응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경직된 단체협약이 한국 자동차산업을 위기로 몰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20일 "국내 자동차회사들의 경직된 단체협약이 경영 효율성을 심각하게 침해하면서 위기대응조차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해가 갈수록 단체협약이 경직화되는 악순환으로 인해 글로벌 경쟁력은 상실되고 고용불안은 확대되는 양상"이라고 꼬집었다.

조 교수는 이날 한국자동차공업협회(KAMA) 주최로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세미나에 참석,전환배치 제한과 공장 신설 및 이전 등에 대한 사전 협의 등을 경직된 단체협약의 대표 조항으로 꼽았다.

그는 이어 "단체협약 조항을 놓고 매년 갈등을 빚는 현대자동차 노사와 달리 일본 도요타는 단체협약을 성문화하는 대신 쌍무적 약속으로 받아들여 외부 경영환경 변화에 따라 배치전환과 혼류생산 등에 손쉽게 합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영석 한남대 경영학과 교수는 "한국 완성차업계가 현재의 위기를 기회로 삼으려면 다양한 소형차 개발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 확보와 연구개발(R&D) 강화,생산 및 재무 유연성 확보가 절실하다"고 조언했다.

김미희 기자 icii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