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의 반발력을 이용해 화장품이나 의약물질이 인체에 빠르게 흡수되도록 몸에 붙여 사용하는 '종이전지 화장품'이 나온다. 로케트전기(대표 김성찬)와 그린오션(대표 정성학)은 최근 고분자 화합물로 만든 초박형 필름전지를 활용해 화장품과 의약품의 피부 침투력을 향상시킨 패치 형태의 초박형 종이전지(사진)를 개발,내달부터 시판에 들어간다고 20일 밝혔다.

이 전지는 쉽게 구부러지는 얇은 고분자 필름전지를 종이로 코팅해 만들어 두께가 0.08~0.1㎜에 불과하다. 화장품이나 의약품을 직접 발라 몸에 붙이거나 일반 화장품을 바른 신체 부위에 부착하면 자동으로 전기가 흘러 피부에 넓고 깊게 유효성분을 밀어넣어주는 것이 특징이다. 그린오션 관계자는 "피부에 붙이는 순간 사람이 느끼기 힘든 1.5V의 미세전류가 15시간 동안 피부층에 퍼지면서 종이전지에 미리 도포된 성분이나 피부에 발라놓은 약물이 진피까지 깊숙이 흡수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에 개발된 제품은 붙인 곳에만 전류가 흘러 효과를 가져다 주는 기존 종이전지의 단점도 보완했다고 회사 측은 덧붙였다. 망간으로 만든 넓은 전극이 달려있어 피부에 유효성분이 광범위하게 침투한다는 것.그린오션 관계자는 "효과가 미치는 피부면적이 기존 수입 종이전지보다 3배가량 넓다"며 "임상시험을 거쳐 앞으로 의약품 패치도 내놓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양사는 지난 2년간 공동연구를 통해 피부와의 접촉 저항을 줄임으로써 더 많은 미세전류가 피부 속으로 침투할 수 있도록 패치와 전지를 일체화한 약물전달용 종이전지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가정에서도 쉽게 전기에너지를 활용해 약물의 효과적인 침투를 유도하는 '이온토포레시스(미세전류를 통한 약물 흡수)' 효과를 볼 수 있도록 한 것.현재 피부과병원이나 피부관리실 등에서는 특수장비를 활용해 약물의 효과적 침투를 유도하는 시술이 광범위하게 행해지고 있다. 하지만 비용 부담이 적지 않은데다 시술시간도 길어 일반인이 쉽게 접근하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와 관련,삼성동 NB클리닉 권한진 원장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차세대 종이전지를 12주간 사용한 뒤 피부 미백 및 보습 개선 여부에 대한 육안 평가를 실시한 결과효과가 뛰어났고 본인만족도도 높게 나왔다"며 "치료용 약물의 전달력 개선 효과도 우수할 것으로 기대돼 앞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양사는 이번에 개발된 화장품용 종이전지를 병원이나 한의원,약국 등에 공급할 계획이다.

한편 로케트전기와 그린오션은 지난해 11월 화장품 및 의약품용 종이전지 독점 공급계약을 체결했으며,이번에 개발된 종이전지 화장품으로 올해 약 150억원(400만개)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이관우 기자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