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올해부터 도입하는 항공기에 일등석 기준으로 개당 2억 원이 넘는 첨단 좌석을 장착하기로 하면서 항공업계에 고급화 바람이 불 전망이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2005년 8월부터 도입해 현재 15개 여객기의 일등석으로 사용하는 '코스모 슬리퍼(Kosmo Sleeper)'보다 업그레이드된 첨단 좌석을 5월부터 도입하기로 했다.

새로 도입될 일등석은 '코스모 슬리퍼'보다 좌석 폭이 12cm 이상 넓고, 식사 테이블도 900㎠ 이상 넓게 만들어 좌석에서 움직이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했다.

좌석 사이에는 대형 프라이버시 스크린을 설치해 사생활을 보호받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대한항공은 5월 1대를 시작으로 연내 도입하는 3대의 B777-300ER 항공기 일등석을 첨단 좌석으로 바꿀 예정이다.

'코스모 슬리퍼'는 미주, 유럽 등 장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계속 사용된다.

이 좌석은 침대처럼 180도로 펼쳐지고, 길이도 210cm로 넉넉해 키가 큰 승객도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다.

'코스모 슬리퍼'를 장착한 B747-400 6대는 뉴욕, 로스앤젤레스, 프랑크푸르트 등에 B777-200 9대는 시카고, 시애틀, 상파울루, 댈러스, 워싱턴, 두바이, 모스크바 등에 투입되고 있다.

현재 26대의 항공기에 설치된 AVOD(주문형 오디오비디오 시스템)은 중장거리 노선을 운항하는 모든 항공기에 장착된다.

새로 도입되는 항공기의 이코노미 좌석은 장거리 여행에도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인체공학을 도입해 설계했고, 뒷좌석과 간섭을 최소화해 공간을 최대한 확보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여객 부문 세계 10대 항공사에 진입하기 위해 기내 서비스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있다"며 "2~3년 내 장거리 전 노선, 전 좌석에 AVOD 시스템과 PC용 전원 공급장치가 장착된 항공기를 투입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은 2006년부터 중장거리 노선을 운항하는 여객기에 AVOD 시스템을 장착하고 좌석간 거리를 넓히는 작업을 시작해 B777 5대, B747 4대, B767 6대 등 15대의 여객기를 개량했다.

이전에 378석이었던 B747 항공기 좌석수는 좌석 교체후 345석으로 줄었고, 일등석 공간은 83인치에서 86인치로 넓어졌다.

아시아나항공은 다음달 B767 1대의 기내를 바꾸면 업그레이드가 마무리된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은 16대 항공기를 고치는 데만 7천만 달러를 투자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기내 시설 고급화는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